나의글

내가 쌓아 올린 탑

홍종흡 2018. 11. 8. 15:40



내가 쌓아 올린 탑    -홍종흡-


희미하게 끝이 보이는 길에

추억 돌 하나씩 쌓아 올린 탑

제법 높아 하늘 끝 닿으련만

찬바람에 돌 하나씩 빠지더니

넘어질 듯 기우뚱거린다


어차피 넘어질 거라면

지금 넘어진들 누가 뭐랄까

봄꽃 한 번 마주하지 못하고

여름에는 비바람에 멍든 몸

삭풍 불면 허리 더 아플 텐데


그래도 돌탑 바라보면

내가 쌓은 탑- 제일 높건만

하찮게 바라보는 눈빛들은

그저 보잘것없는 탑 쌓았구나

콧등 세워 비아냥거린다


그러거나 말거나

떠난 사람 기다리는 마음에서

탑 속에 그려놓은 그리움을

이제 모두 지우고 가야 하는데

너무 아파 차마 못 지우겠네


지우지도 못할 바에는

차라리 돌탑 쌓지나 말지

넘어질 듯 서러운 나의 돌탑

누가 찾아와 감싸 안아줄까

하늘도 안타까운 듯 내려다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