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글

하얀 서리꽃

홍종흡 2021. 10. 20. 15:03

 

하얀 서리꽃        -홍종흡-

 

오동잎 넓은 잎새에도

돌담집 담장에도

황급한 걸음으로 

여인처럼 피다 가는 꽃

 

무엇이 바빠 가려하는가

잘못도 안 했건만

바늘로 찔러대듯

가슴만 아프게 하고선

 

갈 테면 한낮에 갈 것이지

그리워 울다 잠든

새벽녘에 왔다가

내 얼굴 보지도 않고 가나

 

네가 가고 나면 찬바람이

겨울 눈발 몰고 와

하얗게 지우겠지

너와 걷던 흔적마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