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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터지는 할멈
홍종흡
2025. 5. 23. 17:19
속 터지는 할멈 -홍종흡-
남원 댁~! 이일을 어쩌면 좋아?
영감나이 팔십 넘었으니
산에는 가지 말랬더니
언제 나갔는지 산에 갔다가
다리가 부러져 업혀 들어왔지 뭐야~!
삼일 지났는데도 부기가 빠지지 않아
수술도 못한다고 기다리래
같이 갔던 치킨집 젊은 여자는
소나무 가지에 긁혀 상처만 입었대
같이 죽지 왜 살아왔는지 모르겠어
어머나~! 우리 남편도 넘어졌을 때
부기가 가라앉지 않아
이 약을 먹고 수술을 빨리했어요
남은 약 다 드릴 테니~ 이약 드시면
내일쯤 수술하실 수 있을 거예요
안 돼~! 그냥 내버려 둘 거야
수술 빨리해서 완쾌되면
또 그 여자랑 내속을 긁을 거 아냐?
실컷 고생해야 정신 차리지
끙끙 앓는 꼴보니 아주 쌤통이야
또 한 번 그 여자랑 산에 가면
제비다리처럼 아주 분질러 놀 거야
팔순 늙은이가 주책이지ㅡ
엉덩이 올라간 여자만 보면 다 좋대
내가 속 터져 죽겠어~ 남원 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