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 첫새벽바람 - 홍종흡 -
여기까지 안 오려고
아주 느린 걸음을 걸었는데
새벽 찬바람도 누구를 따라서
앞질러 들어옵니다
대문 앞에서 하얗게 서리 맞으며
기다렸던 사람을 만난 듯 ㅡ
어머니의 하얀 그림자였습니다.
어제까지 함께 계시던 영상 속에 어머니가
밤새 문밖에서 무명옷차림으로
11월 마지막 밤을 보내고 12월 첫새벽에
하얗게 서리를 머리에 얹고 서 계신 모습
천년은 지난 선돌 같았습니다.
반가워 안으로 모셨습니다.
방에 냉기가 서려 군불을 다시 지폈습니다
이 아침이 밝아오지 않기를 바래보지만
모래알처럼 빠져나간 세월이 안타까워
아침상을 마주하며 기도드립니다
어머니를 보살펴주시기를~
새벽이 지나고 12월 첫날이 되었기에
마지막 남은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한 해를 마감하려 종종걸음 뜁니다
내년에는 그래도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하늘 향해 거칠어진 손 비벼가면서
우리 모두 무사함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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