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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 종 흡 시 인 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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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글263

반갑지 않은 날 반갑지 않은 날             -홍종흡- 그래~ 어서들 와라~!참 오랜만에 왔구나한 해 지나고 또 돌아온 날어버이날이라 그래서 왔니? 어버이날이 없었으면급히 오지 않아도 될 걸모처럼 왔는데 자고 갈래?바쁘면 저녁이나 먹고 가렴 이번이 마지막일 게야내년에는 오지 마라요즘 너무 아파 잠도 안 와하루하루 견디기 힘들구나 섭섭해도 어쩔 수 없다 남겨줄 게 별로 없어곧 모두 잊어버리게 될 걸슬퍼한들 나라고 좋겠니~? 2024. 5. 6.
소꿉동무 을순이 소꿉동무 을순이               -홍종흡- Monika Martin - Erste Liebe Meines Lebens잊어버리지 않았다 말하면그건 거짓말일 거야고향길 가다가 마주쳐도전혀 알아보지 못할 테니까 생각해 보면 난 참 바보였어옛날에 날 보러 왔을 때너의 눈빛을 알지 못하고그냥 반가워 웃기만 했었지  달덩이처럼 복스러운 얼굴어디엔가 살아있길~먼저 열 살 되던 어느 해에는어른이라며 나를 애라 했지? 그 애가 이렇게 늙었지 뭐니~너를 보면 민망해도네가 너무나 보고 싶다니까 별들이 꼭 만나게 해 준댔어 너는 내 가슴속에서 피는 꽃그리우면 더 그리운나의 첫사랑인 것도 몰랐어너무 늦었지만 그래도 좋아~. 2024. 4. 29.
사악해진 사람들의 마음 사악해진 사람들의 마음 -홍종흡- 심수봉 - 비나리 (피아노) 옆집에 산다고 하면 ㅡ 그런데요? 왜요? 더 이상 다가갈 수가 없다 지금까지 살아온 나의 태도도 그랬을까 그래서 지금 나에게 똑같이 대해주는 걸까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 애쓰며 살아온 나 시골에 집 짓고 살까 하여 토지를 매입했다 폭 3m 골목길에 내 땅 열세평정도가 잘려나갔다 오로지 내 땅만을 골목길로 사용 중이다 옆집 땅은 한치도 골목길에 포함되지 않았다 옆집에게 반반씩 땅을 내 골목길로 하자했더니 나를 잡아먹을 듯 펄펄 뛰며 오래전 일이란다 어쩌란 말인가 ㅡ 완전히 강도당한 기분이다 문중들이 모여사는 집성촌 시골 동네 이장도 같은 문중이라 그네들과 같은 편이다 이장의 허락 없이는 건축자재도 못 들어온다며 타 성씨가 집 짓고 들어오는 .. 2024. 4. 8.
대과 불통 대과 불통 -홍종흡- 김란영 - 바람부는 세상 떳떳지도 못하면서 당상관에 오르려 대과에 이름 써낸 파렴치한들아~! 너희 얼굴에는 피도 안 통하나 보다 엄청난 죄를 짓고도 뻔뻔스럽게 얼굴 들고 동네방네 싸돌아 다니니 그렇게도 당상관에 오르고 싶으냐? 당상관이 되면 또 얼마나 나쁜 짓할까 사헌부 출두 날짜도 네 맘대로 바꾸고 감찰관 판결받고도 구금을 면한다며? 대사헌 감찰관도 너처럼 썩었나 보다 원숭이는 나무에서 떨어져도 원숭이고 범법자는 당상관에 올라도 범법자다 그냥 못된 인간들 범주에 들뿐이다 늦지 않았으니 지금이라도 물러나라 뉘우쳐 반성하면 정상참작은 해줄 게다 네가 얼마나 나쁜 인간인지 온 나라 백성들은 잘 기억하고 있다 2024. 3. 20.
그대와 내가 할 일 그대와 내가 할 일 -홍종흡- 에델바이스 (Edelweiss) - 연주곡 3월 15일, 오늘이 그날이군 아득히 먼 옛날에 독립운동으로 백발이 된 어른을 온 국민이 존경하고 받들어 두 번이나 나라님으로 앉혀드렸건만 무슨 욕심으로 한 번 더 앉아보려 깡패들 동원하여 부정투표를 했으니 백성들이 어찌 통탄하지 않았겠는가? 학생들이 어찌 가만히 있었겠는가? 그대들이여~! 벌써 잊었는가? 몇 년 전 선거도 공정하지 못해 아직도 부정의 의심을 갖고 있는데 이번만큼은 공정하게 해 보세나 남의 흉 허물만 더럽다 하지 말게 그대도 만만치 않다는 걸 알게나 국민을 위하여, 나라를 위하여 살펴보면 올바른 사람은 눈에 띄네 후회하지 말고, 포기하지 말게나~! 2024. 3. 15.
개구리 부자 개구리 부자 -홍종흡- 얘들아~! 조금만 더 참고 기다리자 재네들 가고 나면 우리 세상이야 내 평생 두루미만큼 겁나는 놈들은 보지 못했어 이제는 나도 늙었나 보다 아빠 난 이란 놈이 더 무서워 ? 올봄에는 너도 초등학교 입학해서 표준말을 배워야겠구나 이 아니고 이란다 지난여름ㅡ 아랫마을 어느 할배가 탕 한 사발 후루룩~ 마시면 이 더위를 견딜 수 있겠다고 했어 탕이 그렇게 좋은가 봐~! 아빠도 한 사발 마시면 덜 겁날 텐데 그래ㅡ 우리는 뱀도 무섭지만 두루미도 엄청 무서운 놈들이니까 절대로 물 밖으로 나가지 말자~! 우리만 보면 미꾸라지 집어 먹 듯 홰치면서 삼켜버린단다 주변을 두루두루 돌아 춤추면서 아름다운 날개로 훨훨 날기에 라 했는데, 아 글쎄ㅡ 황당하게 죄 없는 우릴 먹는 바람에 가 되었지 뭐니~.. 2024. 3. 3.
꽃잎 시샘바람 꽃잎 시샘바람 -홍종흡- 아직도 추운데 서리꽃 입에 물고 급한 듯 동산 넘는 하늬 눈꽃바람 너무나 차가워 겨드랑에 손 묻고 매화나무 앞에서 기다리는 사내 바람이 불러낸 조그만 꽃망울들 반가워 안아줄까 입맞춤 해 줄까 까르르~까르르~ 봄처녀 웃음소리 히죽히죽 머슴아 맞선자리 언약 아름다운 한쌍 개여울 바위틈에 청첩장 꽂고 가는 꽃잎 시샘바람 2024. 2. 28.
우리 쌀 우리 떡국 우리 쌀 우리 떡국 -홍종흡- "명상음악 - 마음의 눈" 첫째 며늘 아가야~! 올 설날에는 우리 떡국을 먹자 우리 가족 모두 건강에 좋고 정성껏 만든 떡집에 보탬되니 나라에도 좋은 일 아니냐? 냉장시설이 없는 곳에서 양파 쌓아 놓고 팔 듯 떡국떡을 산처럼 쌓아 놓고 파는 무허가 판매업소에서는 절대로 사지 말도록 하자 떡은 만든 지 나흘 지나면 상한다 겉보기에는 멀쩡하게 보여도 곰팡이 균은 번지고 있단다 햅쌀이 아니고 몇 년 묵은쌀이나 수입쌀로 만든 떡은 쉽게 상한다 꼭 원산지 표시를 확인하고 해외에서 만들어 들여온 떡국떡은 아무리 싸더라도 사지 않도록 하자 우리 가족을 위해서 나라를 위해서도 명심해야 한다 냉장시설이 있는 곳에서 샀어도 즉시 냉동실에 넣어야 안전하고 냉장실은 7일 지나면 상한단다 가공식품.. 2024. 2. 4.
대한은 먼저 온 입춘 대한은 먼저 온 입춘 -홍종흡- I Love You · Nikos Ignatiadis 찬설 바람 대한이 와도 우리 대한의 민족은 그것쯤이야 웃으면서 견뎌냈다는데 그런데도 걱정인 것은 심장도 얼어버리는 그늘진 곳에서 하루하루 견디는 사람들 우리나라 부자나라지? 그 안에서 사는 우리 가족 같은 마음 서로 돕고 함께 살자꾸나 풍족한 사람 어디 있나 온정으로 감싸주면 겨울 찬바람도 꽃샘바람이라 여기는 걸 뜨락에 내리는 겨울비 매화꽃 봉오리 열어 봄소식 한아름 대한은 먼저 온 입춘이래~. 2024. 1. 15.
새해 소망과 작심 새해 소망과 작심 -홍종흡- Praha - In My Dreamy Infancy 올해에는 작은 소망 하나 이루어보자 지난해 연초에는 아주 쉬운 이름마저도 오초 안에 기억해내지 못하다가 연말즈음되니 십 초 이상 걸리기도 하고 하루종일 기억하려 애쓴 일도 자주 있었다 올해에는 이십 초 안에는 기억해 내도록 족보에 있는 고향 친척들 이름을 써보고 동창들 이름도 기억해 보자 옛 직장 동료들 얼굴도 기억해 보고 국회의원 빼고 연예인 이름도 기억해 보자 기억력에 좋은 음식은 무엇일까 학술적으로 도움이 된다 해서 눈여겨보지만 하도 많아 믿음이 가지 않는다 할멈이 챙겨주는 모두가 살찌는 것뿐인데 줄 때마다 라는 잔소리에 살까지 붙인다 치매, 간병보험 들었으니 걱정하지 않는다며 걸리면 어디 외 딴 섬에 내다 버릴 기세다.. 2024. 1. 8.
정자 뜰에 장미 정자 뜰에 장미 -홍종흡- 장미야~! 해 지면 더 춥지? 수없이 지내온 겨울인데도 유난히 올 겨울은 너무 싫어 솜이불이 내 겐 없지 뭐니? 볏짚이라도 엮어 덮어줄 게 햇볕이 내려와 감싸줄 거야 너무 추우면 울지 말고 말해 볕 드는 내방을 네게 내줄 게 할멈이 혼낸대도 난 괜찮아 내년 봄까지 기다릴 건 없어 꽃 피고 싶으면 언제든 펴봐 따스한 가슴에 꼭 안아줄 게 방긋 웃는 게 내 첫사랑 같아 눈 내리면 머리에 손 얹어봐 모자 쓴 것처럼 엄청 예뻐 너~. 2023. 12. 5.
하얀 천사 눈사람 연인 하얀 천사 눈사람 연인 -홍종흡- 그대ㅡ 나에게 온다고 했는가? 나에게만 오는 건 아니지 나보다 잘난 젊은이한테도 싫지 않은 듯 찾아오는 그대는 하얀 천사 눈사람 연인 난 그대에게서 바라는 게 없네 떠날 때 모습 그대로 와주면 내려오는 그대를 내손에 받아 사랑스러운 모습 그대로 동그라미 두 개를 그리고 동그라미 위에는 솔잎 얹고 예쁜 눈, 오뚝 코를 세우고 입술에는 연지도 바르고 춥지 않게 목도리를 두르고 벙어리장갑도 끼워주겠네 사랑했던 옛 모습 그대로 그대의 영혼도 불어넣고 쌓인 못다 한 사랑이야기들 가슴 열어 모두 들려주겠네 어서 와 내게 안겨보게나 겨울에만 찾아오는 그대는 하얀 천사 눈사람 나의 연인~. 2023. 11. 21.
지친 엄마 잎새 지친 엄마 잎새 -홍종흡- 리칭 - 바람 따라 돌아가리 가을 지나 한겨울에도 매달려 있는 잎새들 바람에 날리는 까닭은 엄마무덤 추울까 봐 사뿐 덮고 가는 효심이지 아기를 가진 엄마처럼 태어날 새싹을 위해 온 힘을 다해 매달린 채 봄날 기다리는 소망 황혼빛에 물들어가는데 마지막 남은 잎새라도 무명실로 동여매어 여윈 팔에 힘 보태주면 봄날에 나올 새싹들 엄마 닮아 아주 예쁠 거야~. 2023. 11. 17.
초겨울 인사 초겨울 인사 -홍종흡- 초면도 아니건 만 초면인 듯 떨떠름 한 너의 방문 너무 추워지면 안 된다 했잖니? 지난해 만큼 만 하고 길게 걸터앉지 말고 가렴 네가 차가운 입김 후- 불 때마다 우리 할멈의 허리가 한 뼘씩 굽어 땅 위를 기지 뭐니? 이 번 만큼은 좀 참고 짧다막한 맛 만 보이고 가렴 뜨겁던 내 가슴도 이제는 늙어서 아무리 감싸 안아도 바닥난 열기가 예전만 못하구나 작년 만큼 만이라도 뜨거워질 수 있으면 좋으련만 내년에는 다시 힘을 길러야겠어 그 비싼 홍삼이라도 열두 사발 푹- 달여먹고 뛰어나가 태양처럼 달궈지면 우리 할멈 허리도 쭉- 펴질 거야~. 2023. 11. 12.
아버지의 물 아버지의 물 -홍종흡- Bizet_ Carmen - Entr'acte To Act III 아주 먼 ㅡ 옛날에 소작농이셨던 아버지는 가물어 타들어가는 채소밭을 내려다보며 다섯 살 된 나에게 하느님이 어딨는지 아니? 밭머리를 삽으로 쿡쿡 찍으며 여기일까 저기일까~? 나를 바라보기에 나는 손가락으로 했더니 아버지는 히 웃으며 그곳을 열심히 팠는데 하느님은 보이지 않고 사막의 마른땅처럼 모래만 가득 나오자 어린 나는 영문도 모른 채 그저 웃었다 구슬땀에 범벅이 되어 힘겹게 파내려가니 그곳에서 삐죽 얼굴을 내미는 게 보였다 분명 하느님이었다 아버지는 얼른 맥고모자를 벗어 넙죽 절 하고 파낸 구덩이에 한자 반정도 샘물이 고이자 미군 화이바로 만든 거름 주던 바가지로 샘물을 퍼 내 마른 밭고랑에 흘려보내길 해가 저물.. 2023. 10. 28.
가을엔 편지를 가을엔 편지를 -홍종흡- 가을엔 편지를 쓴다는데ㅡ 먼 산을 넘어가는 구름처럼 아득히 멀어져 간 내 동무들 그리움이 낙엽처럼 나른다 코스모스가 피는 날에는 둥근 박이 익어가는 날에는 어김없이 생각나는 고향집 동그란 얼굴 어릴 적 내 짝꿍 소꿉동무 을순이가 보고 싶다 가을 지붕 위 둥근 박처럼 따스하게 웃어주던 내 짝꿍 박꽃처럼 하얀 얼굴 그 애가 어느 해 여름 지나 노란빛으로 둥글게 둥글게 익어갈 무렵 등 뒤에 고향집 남겨두고 눈물로 시집간 내 짝꿍 을순이 밤새 그리움이 새벽 낙엽되는데 안부라도 보낼까 라 써 보내면 받고 나서 화낼까~ 웃을까~. 2023. 10. 17.
마지막 숙제 마지막 숙제 -홍종흡- "윤정아 - 첫사랑 약속" 미안해~ 미안해~! 이제 끝이 보일 만큼 다 살고 나니 부끄러워도 꼭 사과는 해야 할 것 같아 그때는 정말 미안했어 내가 일부러 아프게 했던 거야 난 너무 두려웠어 헤어지고 나면 나를 아주 잊을 것 같아 심장이 멈춰 죽을 것 같았어 겨울 눈처럼 차갑게 돌아서는 너 영원히 나를 잊지 않기를 바랬어 많이 서운했었지? 네가 미워서가 아니었어 너를 아끼고 사랑했는데 왜 밉겠어 바늘에 찔린 만큼 아픔을 주면 평생 나를 기억할 것 같아 그랬던 거야 미안해~ 정말 미안해~! 사과한 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마는 그래도 사과는 하고 싶어 스치듯 다시 만나고 싶은 소망은 아직도 남아있는 그리움일 거야~. 2023. 10. 1.
진실로 피어나는 꽃 이선희 - 인연 진실로 피어나는 꽃 -홍종흡- 이제 응어리가 좀 풀리셨나요? 화젓갈로 지져 헤친 가슴에 아직도 아물지 않은 깊은 상처들 저들은 지금도 목청을 높입니다 자기들이 저지른 잘못들이 조국 광복만큼이나 잘한 거라고 세월이 구름처럼 흐르는 강물에 울분을 洗草하듯 씻다 보면 진실들이 백옥처럼 드러날 테지요 힘들어도 내려놓고 용서해 봐요 그네들을 용서할 수 없음은 아직도 욕심을 놓지 못함이에요 내가 잊지 않고 다 기억해 줄 게요 아무도 관심 없이 지나쳐도 결백한 당신을 내가 안아줄게요 깃털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날아 함께 살았던 고향 하늘에서 진실의 꽃이 되어 다시 만났으면~ 2023. 9. 3.
내 가슴을 태우고 가는 그대 내 가슴을 태우고 가는 그대 -홍종흡- In Your Dream - Amazing Piano Music 처음 만남에도 첫사랑 여인처럼 더운 가슴으로 안겨와 이 작은 사내의 가난한 가슴에 사정없이 열기를 불어넣더니 이제 싫증이 났는가? 入秋 지났다고 그대의 입술이 새벽바람처럼 사뭇 시원하네그려 이 작은 사내의 넓은 가슴에서 몇 날 더 머무르면 處暑를 만날 텐데 기다릴 텐가~? 갈 텐가? 내게 기운이 좀 남은 듯 하니 그대를 안아 동구밖까지 데려다줄까? 너무 더워 그대가 미웠어도 그대의 입김으로 논마다 벼포기들이 잘 익어가고 있네 뚱보할멈의 굽은 허리처럼 ㅡ 내년에 다시 올 때에는 석류처럼 부푼 가슴을 좀 식히고 오게 그래야 기다리던 이 작은 사내가 가난한 가슴이나마 정성껏 덥혀 그대를 안아 반기지 않겠는가.. 2023. 8. 9.
노랑입 아기 제비 노랑입 아기 제비 -홍종흡- "김부자 - 예쁜이" 더위 식히려 대청마루에 눕는 영감 어느새 손님들이 날아 들어와 빙글빙글 돌며 재잘재잘 묻는다 기다리던 남쪽 아이들의 반가운 소리 여인처럼 예쁘게 보이는 물 찬 제비 곱게 빗어 내린 깜장머리에 총명한 눈매ㅡ 야무진 입술이며 반질반질 잘 다려 입은 저고리에 단정하게 가슴 동여맨 하얀 치마까지도 손 들어주면 제비 부부는 대들보에 앉아 살펴본 후 진흙을 물어와 집을 짓기 시작하길 며칠 후ㅡ조각배 닮은 집을 지어놓고는 신혼처럼 들어앉아 밑을 내려다본다 마루에 아기똥이 떨어지지 않게 제비집 밑에 널판지를 대주는 영감 잊은 듯 한 보름 지나니 참 시끄럽다 아가들이 노랑 입 벌려 어미에게 졸라댄다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지는 즐거운 아침 홍영감이 활짝 웃으며 부탁 한마디 한다 2023. 7. 19.
개새끼 개새끼 -홍종흡- 조그만 시골에 떡집 이름이다. 할멈 이름이 주인영감 이름이 이라서 떡집 이름을 으로 연지 근 삼십 년이 돼간다. 엊그제 주문받은 게 문득 생각난 기정영감 설기할멈 ㅡ 이바지 떡 약속시간이 몇 시지? 낮 12시까지만 배달하면 돼요. 근데 ㅡ 오늘 일요일인데 시장에 보자기 파는 곳이 있을까~? 차가 시장에 도착하자 기정영감이, 당신은 차에 있어ㅡ 내가 들어가 사 올 께 급하게 주단가게에 들어선 기정영감은 큰소리로 아줌마! 이바지상자 싸는 큰 보자기 있어요? 함 싸는 큰 보자기는 있는데 ㅡ 보실래요? 아줌마가 보여주는 보자기를 보고ㅡ 됐네요~. 한 장 주세요. 보자기 넣은 봉투를 들고 뛰어오는 기정영감을 향해 설기할멈이 보자기가 있대요? 응 ㅡ 여기 한 장 샀어. 어서 가 이바지상자를 싸서 .. 2023. 7.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