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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기 아들

by 홍종흡 2025. 4. 29.

 

양치기 아들                                      -홍종흡-

 

그것 봐라~! 애비야

쓸만한 자식이 하나도 없지?

생기는 대로 모두 낳았으면

그중에는 욕심 많은 애도 나왔을 것이고

똑똑하고 양심 바른 애도 나왔을 테고 

집안을 잘 이끌어갈 애도 태어났을 것 아니니?

아버지말 안 듣고 달랑 둘만 나았으니 ㅡㅉㅉ

 

잘못했어요. 아버지~!

다시 능력을 주시면 열댓 명 더 낳을 게요.

잘 키우면 우리 집안의 대들보로 쓸 놈도 있을 거예요.

 

아버지~! 우리 집 양들이 몇인지 아세요?

올해 오천만이 조금 넘었어요.

이중에는 집밖으로 뛰쳐나간 양도 있지만

저는 아버지처럼 찾으러 나가지 않을 거예요.

 

뛰쳐나간 양을 찾으러 나간 사이에

우리 안에 있는 오천만 양들은 누가 지키나요?

서북쪽에 굶주린 늑대들이 물어가려고 하는데ㅡ 

 

오천만 양들 중에는 하도 중뿔나게 들이받으면서

말도 참 안 듣는 양들이 백구십여 있어요.

늑대가 물어가도 서운하지 않을 녀석들이지만

그렇다고ㅡ 인정상 모르는 척 놔둘 수는 없잖아요?

어차피 우리 집 양들이니 밉더라도 지켜야지요.

 

착한 양들을 물어뜯지나 않도록 격리시켜서

서북쪽에 천막을 짓고 못 나오도록 해야겠어요.

양의 탈을 쓴 승냥이 같은 녀석들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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