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풍이 불어오는 날 -홍종흡-
밤새 바람이 흔들어 대던 창문소리
남사당 패거리의 꽹과리 소리인가
어디서 오는 길인데 아직도 게 있나
왔으면 흥겹게 휘~상모나 돌리시게
할멈~! 찬 바람인데 내 옷이라도~?
못난 사내한테 무슨 소망이 있을까
원망이라도 하면 차라리 그게 낫지
봄쑥 캐는 손~ 사내 마음도 캐시게
목석같은 늙은 서방 쑥국 끓이려니
심술 났나~ 쑥소쿠리 집어던지다가
뒤로 넘어지는 꼴이란~ 참 이상해~
할멈은 넘어지면 꼭 뒤로 넘어지네
수술 후 세 번이나 병원을 옮겨 다녀
나도 멍~하니 걷다 나자빠졌지 뭔가
하늘이 노~래 보이면서 생각이 났어
서풍이 불어와 내 얼굴을 때리는데
순간 하늘손님이 왔는 줄 알았다네
서풍이 불어오는 날 간다고 했거든
붉은말 구름 타고 늠름한 장군처럼
아주 낯익은 이가 먼저 와 있다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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