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 雪花 박현희
매서운 칼바람에 마른 가랑잎 모두 떨구고
앙상한 가지에 쓸쓸히 남은
마지막 잎새 하나
얄궂은 겨울바람에 못 이겨
파르르 떨며 가엽게 울음 우네요.
이름 모를 산새들 날아와 재잘대다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나면
지나는 바람만이
앙상한 가지의 외로움을 달래줍니다.
사랑하면 행복할 줄만 알았는데
이렇듯 외롭고 허전한 걸 보면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참으로 외롭고 쓸쓸한 일인가 봅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일이
길고긴 인내와 기다림의 시간이기에
이젠 제법 익숙할 법도 한데
그 무엇으로도 당신의 빈자리를 채울 수가 없군요.
언제 어느 날 만날 기약조차 없는
막연한 내 기다림은
하루 이틀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가면
까맣게 타 한 줌의 재만 남을 테지요.
오지 않을 임인 줄 잘 알면서도
오늘도 내 마음 한켠에는
늘 당신으로 채워질
따스한 사랑의 보금자리 하나 마련해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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