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서 한 장 -홍종흡
휴대전화~! 네가 참 원망스러워
네가 생겨나기 전에는
손바닥만 한 엽서 한 장에도
정성 다해 사연 보내고
답장 기다리는 기쁨도 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네가 나오면서
엽서 한 장마저도 써 보낸 일 없고
설렘으로 답장 기다리는
아주 작은 행복도 없이 살아왔으니
네가 원망스러울 수밖에 없구나
휴대전화~! 너를 장롱 속에 두고
그리운 사람에게 한 줄 써 보낼까
엽서 한 장
그 사람이 받으면 반가워하려나
피식- 웃으며 쓰레기통에 넣겠지
그래도 한 번 써 보내고 싶다
너무 오랜만에 쓰는 글씨라서
글씨체가 영 엉망이네
옛날에는 잘 쓴다는 말 들었는데
이젠 완전히 늙은이 글씨가 됐어
요즘은 길가에 우체통도 없으니
우체국까지 가야만 하는데
종이비행기로 접어 날려 보낼까
아직도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그리운 사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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