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봄나물들아 -홍종흡
우리 민족의 맛, 봄나물
달래, 냉이, 꽃다지들아~!
너희들은 무슨 잘못이 있기에 만나기만 하면 싸우니?
너희들이 사는 이 들녘은 참 살기 좋은 곳이란다
욕심 많은 애들은 다른 나라 들녘이 더 좋다고 하지만
그 애들은 아름다운 이 들녘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야
우리 고장의 이 들녘은 정이 많고 아름다운 곳이기에
거리낌 없이 아무 데서나 뿌리 내려도 잘 살 수 있고
싹이 나고 잎이 돋아나고, 또 예쁜 아이들도 태어나고
그런데 몇 년 전부터인가
우리 마을- 이 들녘에 붉은 물결이 흘러들더니
잡초들만 무성해져 몹시 불안하고 걱정이 되는구나
이대로 사회주의 붉은 물결이 세차게 흘러들면
우리가 살아온 이 들녘도 그네들처럼 붉게 물들어
더는 살지 못하는 참혹한 땅으로 변할 텐데
명심해라 얘들아- 이번 봄비가 내리는 날에는
모두 나서서 붉은 잡초들을 뽑아내 갈아엎고
자유 민주 평화가 뿌리내리도록 가꾸어 나가자
봄나물 얘들아- 아주 아주 오랜 옛날에는
우리를 아껴 보살피던 누나 언니들이 꽃다운 나이에
이 들녘의 평화를 되찾기 위해 피를 흘렸다는구나
잊지 말자- 우리의 봄나물들아
너희들은 이 들녘의 주인이고 영원한 향기이며
자랑스러운 우리 민족의 맛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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