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나무 아가야 -홍종흡-
잘 잤니? 내 딸 같은 아가야~!
어젯밤에 소낙비 내리더니
잎새가 하나 더 늘어났구나
보름 전 네 꽁지머리 끝에 난
하얀 새싹 눈을 마주하고선
큰 눈 세 개를 골라 심었단다
두 개만 싹이 올라왔는데도
얼마나 예쁘고 반가웠던지
나의 소망이 하나 더 피더구나
해가 바뀌어 내년 후년 지나
네가 대여섯 살 너머 자라면
내 나이도 여든셋이 된단다
시집갈래~! 졸라대던 딸처럼
너도 밤꽃 향기를 꼭 안으면
동글동글 사내아이 낳을 거야
어서어서 내 딸처럼 자라거라
네가 낳을 사내아이 예쁜 딸
내 손으로 받아 안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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