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달픈 여인 쇠똥구리 -홍종흡-
태초에 이 땅이 떫은 돌배처럼
제 멋대로 울퉁불퉁 생겨난 이래
이렇게 더운 날은 처음일 게다
더위에 지쳐 숨을 몰아 쉬면서
움직이는 것조차 귀찮은 여름날
작은 소망마저도 열기에 녹는데
그런데도 남들 의식하지 않고
죽을힘 다해 쇠똥을 굴리는 여인
새신랑 닮은 아기라도 낳으려나
거룩하고 힘센 여인 쇠똥구리는
이 땅을 어깨에 을러메고 오르는
헤라클레스도 사랑한 여인이라지
하고많은 이름들 모두 제쳐두고
하필 쇠똥구리라 불리게 되었을까
근면성 하나는 꼭 배울 덕목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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