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구 배야~! -홍종흡-
여보게 친구-!
사촌이 땅 산 것도 아닌데
많이 먹지도 힘든 일도 안했는데
왜 배가 불러오고 아픈 건지
불길한 예감이 들어
지난주에는 검사를 받았어
담낭 속에 뭐가 자라고 있대
참다 참다 더는 못 참겠으면
담낭을 떼어내야 한대
말 그대로 <쓸개 빠진 놈>이지
내가 히죽히죽 웃더라도 이해하게
장기 하나가 빠지면 그런가 봐
걷지도 못하는 병신인데 게다가
쓸개까지 없으면 참 가관일 거야
기분만 좋다면 아무러면 어때?
웃고 살다가 가면
그것도 하늘이 내려준 천복이지 뭐
그렇지 않은가?
오늘 밤은 잠을 설칠 것 같네
배가 자꾸만 아파 오는데
이를 어쩌나- 진통제도 없는데
그냥 이대로 잠들게 해주겠나?
의미도 없는 내일- 기다리지 않네
온대도 안 온대도 난 상관없어
어느 누가 신경이나 써주겠나?
다 살은 인생인데
아이구 배야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