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되고 싶어 -홍종흡-
임자 - 이제 오는가?
어제부터 가을바람도 찾아왔어
나뭇잎이 좀 붉어지면 올 줄 알았는데
이제라도 늦지 않게 와줘서 참 고마워
우선 이것 좀 해줘
들국화 여인이 요즘 우울해 보여
발도 충분히 적셨는데 생기도 없고
백일홍 여인은 백일이 다 돼 가려는데
올해도 안방 쓸 건가?
그럴 것 같아 여름 내내 치워놨어
들국화 여인은 아무 데라도 좋다니까
사랑방을 대충 손보면 머물기 좋을 거야
그런데 난 걱정이 돼
날 저물면 안방으로 들어가야 하나
들국화 여인의 사랑방으로 가야 하나
임자 하라는 대로 할 테니 내쫓지나 말아줘
작년엔 죽는 줄 알았어
장미 여인이 추울까 봐 좀 안아줬는데
그걸 보고 밤중에 날 마당으로 내쫓았잖아?
마구간에서 밤새 떨었더니 소가 다 웃더군
더는 임자말 안 들을래
이래 사나, 저래 사나 이젠 끝이 보여
초저녁엔 안방- 새벽엔 옥탑방으로 갈게
옥탑방에서 별꽃 여인이 밤새 기다린댔어
이젠 나도 별꽃 여인 옆에 누워
별이 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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