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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글

송편 미소

by 홍종흡 2018. 9. 21.



송편 미소           -홍종흡-


하얀 쌀가루 반죽 동글동글

두 손바닥 사이에서 비비고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굴려

밤톨만 해지면 손가락으로

옥 반지 넣을 만큼 깊게 눌러


참깨-동부- 서리태 소 넣고

꼭 다물은 며느리 입술처럼

양 입술 자근자근 돌려 눌러

하얀 낮달 모양처럼 만들어

질그릇 시루 밑에 솔잎 깔고


둥글게 쪼그리고 앉은 아이들

수건돌리기 하듯 빼곡히 쌓고

후-입김 불어 장작불 지핀 후

고향 찾아오는 아들 마중하러

동구 밖에서 기다리는 어머니


아들 손 꼭 잡고 들어올 즈음

시루 덮은 흰 무명 보자기가

할머니 산소처럼 들려 올라

하마 콧구멍의 콧바람 새 듯

푸- 소리 내 솟구쳐 오르면


장작불 헤쳐 검 불꽃 죽이고

마당에 모인 아이들의 노래

강강수월래 서너 번 돌 동안

뜸 들이고 나면 보자기 열고

대나무 소쿠리에 엎어 쏟아


냉수 한 바가지 뿌려 식힌 후

참기름 발라 매끈매끈 비벼

찬 바람 부는 장독 위에 올려

밤새도록 조금씩 식게 놓아

솔잎향기 진한 송편이 되면


조상님 제상에 한 접시 올려

이 가뭄에도 대풍작 주심에

감사하는 마음 올려드리는데

조상님은 맛있다- 하실까

정성이 부족하다- 하실까~


오랜만에 만난 형제들과

달 보며 이야기꽃 피우는데

더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방긋 웃음 어머니의 미소는

내 삶의 고통들 모두 짊어진


관세음보살-성모 마리아의

새하얀 송편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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