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하얀 송편 미소 -홍종흡-
하얀 쌀가루 반죽 동글동글 두 손바닥 사이에서 비비고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굴려 밤톨만 해지면 손가락으로
옥 반지 넣을 만큼 깊게 눌러 참깨-동부- 서리태 소 넣고
꼭 다물은 며느리 입술처럼 양 입술 자근자근 돌려 눌러
하얀 낮달 모양처럼 만들어 질그릇 시루 밑에 솔잎 깔고
둥글게 쪼그리고 앉은 아이들 수건돌리기 하듯 빼곡히 쌓고
후-입김 불어 장작불 지핀 후 고향 찾아오는 아들 마중하러
동구 밖에서 기다리는 어머니- 아들 손 꼭 잡고 들어올 즈음
시루 덮은 흰 무명 보자기가 할머니 산소처럼 들려 올라
하마 콧구멍의 콧바람 새 듯 푸- 소리 내 솟구쳐 오르면
장작불 헤쳐 검 불꽃 죽이고 마당에 모인 아이들의 노래
강강수월래 서너 번 돌 동안 뜸 들이고 나면 보자기 열고
대나무 소쿠리에 엎어 쏟아 냉수 한 바가지 뿌려 식힌 후
참기름 발라 매끈매끈 비벼 찬 바람 부는 장독 위에 올려
밤새도록 조금씩 식게 두면 솔잎향기 진한 송편이 되네
조상님 제상에 한 접시 올려 이 가뭄에도 대풍작 주심에
감사하는 마음 올려드리는데
조상님은 맛있다- 하실까 정성이 부족하다- 하실까~
오랜만에 만난 형제들과 달 보며 이야기꽃 피우는데
더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방긋 웃음 어머니의 미소는
내 삶의 고통들 모두 짊어진 관세음보살-성모 마리아의
새하얀 송편 미소
'나의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사랑 코스모스 (0) | 2018.10.04 |
---|---|
나의 사랑 코스모스 (0) | 2018.09.30 |
송편 미소 (0) | 2018.09.21 |
나의 장미 (0) | 2018.05.15 |
반지꽃 내 각시 (0) | 2018.04.2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