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장 떡갈나무 -홍종흡-
떡갈나무
엄마 가슴에서 떨어져
알몸 도토리로
겨우내 엄마가 벗어 놓은
갈잎 치마 덮고 자다가
햇볕 드는날에
다람쥐 발소리에 깨어
눈 녹은 물에
발 담그고 굳게 자란 나무
비바람에 살갗 터졌어도
팔꿈치 마다
구멍 뚫고 새살림 차리는
새들의 산동네
새들의 마을회관 되었어도
늘 행복만 나눠주던 나무
어느 겨울날
금줄도 아닌 줄 허리에 감고
이름표 달고
넓은 가슴에 아코디언 안고
수목장픈연가를 부른다
노래에 맞춰
빙글빙글 돌고있는 혼백 하나
만장위로 날아 춤추고
다져 밟는 장대 달공 소리는
서러운 영혼의 이별곡인가
흐르는 눈물
찬바람에 얼어도 서있는 나무
수목장 떡갈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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