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사내의 봄맞이 -홍종흡
봄바람에 날리듯 가녀린 허리에는
진달래꽃 분홍 치마
꽃봉오리 봉긋 솟은 앞가슴에는
개나리 금빛 노랑 저고리
꽃샘바람 불 듯 가쁜 숨 내쉬며
잰걸음으로 달려온 봄 여인
잔잔한 호수에 입맞춤하려는 듯
버들가지 손가락 길게 뻗어
잔물결에 살짝 담가보는 봄 여인
나들이 나온 금붕어 은 붕어들
둥근 입술 쫑긋 분홍치마 따라오면
반가워 방긋 웃어주는 봄 여인
목련꽃 아래 무명옷 갈아입고
씨앗 뿌려 밭갈이 가는 늙은 사내
올봄에는 봄 여인 만나 사랑하려나
굳은 결심으로 땀 흘려 일하는데
짓궂은 꽃샘바람 다가와 하는 말
헛꿈 꾸지 말고 밭이나 갈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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