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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글

아기 씨감자

by 홍종흡 2019. 4. 17.


아기 씨감자     -홍종흡-


지난겨울에 얼지도 않고

잘 견뎌낸 씨감자

오목 살결에 아기 눈이

망태 구멍 밖을 내다보다가

봄 햇살이 좋은지

방긋 웃고 있다


씨감자 눈빛에 이끌려

밭고랑에 한 뼘 남짓

드문드문 감자 쪽 두어 개씩

포근한 흙으로 덮어주고

새싹들 나오길 바라는

할애비의 정성 어린 마음


올여름 장마 들기 전에

동글동글 흰 감자 자주감자

옥수수랑 함께 삶아

껍질 벗겨 호호 불어 가며

할멈 입에 쏘-ㄱ 넣어주면 

오물오물- 얼마나 좋아할까


즐거운 듯 히- 웃는

할애비 마음을

봄바람은 알아차렸는지

살랑살랑 할멈처럼 다가와

할애비 이마를 닦아준다

흙냄새 배어나는 땀방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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