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씨감자 -홍종흡
지난겨울에 얼지도 않고
잘 견뎌낸 씨감자
오목 살결에 아기 눈이
망태 구멍 밖을 내다보다가
봄 햇살이 좋은지
방긋 웃고 있다
씨감자 눈빛에 이끌려
밭고랑에 한 뼘 남짓
드문드문 감자 쪽 두어 개씩
포근한 흙으로 덮어주고
새싹들 나오길 바라는
할애비의 정성 어린 마음
올여름 장마 들기 전에
동글동글 흰 감자 자주감자
옥수수랑 함께 삶아
껍질 벗겨 호호 불어 가며
할멈 입에 쏘-ㄱ 넣어주면
오물오물- 얼마나 좋아할까
즐거운 듯 히- 웃는
할애비 마음을
봄바람은 알아차렸는지
살랑살랑 할멈처럼 다가와
할애비 이마를 닦아준다
흙냄새 배어나는 땀방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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