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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글

망각 속에 얼굴

by 홍종흡 2019. 5. 1.



망각 속에 얼굴     -홍종흡-


하얀 도화지처럼

머릿속에는 남은 게 없다

그래도 기억해보자

꼬불꼬불 명주실 같은

여인의 윤곽을 따라가 보자


눈은 아름다웠을까

내가 보고 싶어 눈물도 흘렸을까

코는 마늘쪽 닮아 오뚝했을까

붉은 입술은- 두 뺨은-

접시꽃 닮아 화사했을까


언제였을까

헤어지는 마지막 밤을

가슴을 맞대어 뜨겁게 뜨겁게

서러운 이별 아쉬움 달래며

눈물로 긴 밤을 새웠을까


기억 속 도화지 위에

점 점 점- 눈물방울이

별 모양을 그리며 떨어진다

글썽글썽- 원망스러운 듯

하얀 얼굴이 내 목을 감싸 온다


아름답다 - 누구일까

애절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얼굴

먼 옛날- 어느 간이역에서

나를 버려둔 채 가버린

내 여인의 얼굴일까


그 여인도 나처럼 사랑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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