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남자 입추 -홍종흡
장작불 때던 대서가
신바람 일으키고
한 보름 정도 지났을까
달력 한 장 넘기며
반가운 이가 왔다네
가을 남자 입추가 왔네
잠 설치는 밤 열대야
며칠 만 더 지나면
아쉬운 듯 슬픈 미소로
굵은 땀방울 흘리며
떠나는 말복이에게
손 흔들어 하는 답례
올여름에도 수고했네-
하늘가 올려다보니
빨-간 고추잠자리
그대 찾아왔노라 맴돌고
목청 높인 총각 매미들
가을 노래 합창하는데
억새꽃 남자 잊지 못해
파란 들녘 가로질러
말복이 떠나는 길에서
붉게 그을린 얼굴로
활짝 웃어주는 옛사랑
가을빛 어여쁜 낭자
입추가 달려가 안아주네
황금빛 처서 여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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