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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글

가는 해 오는 해

by 홍종흡 2019. 12. 27.


  


가는 해 오는 해    -홍종흡-


아침이면 찾아와 방긋 웃고

저녁이면 바쁘게 서둘러

서방님 마중 나간다며

산 마루 훌쩍 넘어가던 해


그렇게 오며 가며 들은 정

며칠 남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아주 간다고 하나

생각하면 너무나도 섭섭해


그냥 있어 달라 애원해도

마차길에 치맛자락 끌리듯

땅거미 왈패에 끌려가는

노을빛 붉은 서러운 한 해


그래도 한 일 년 동안은

내 가슴에 안겨 지냈기에

보내기 싫어 다시 잡는데도

끝내 돌아서는 야속한 해


내년에 다시 찾아오면

나의 소망 꾸러미 건네주고

그중에 하나만이라도

이루어 달라- 청해봐야지


올해는 쓸쓸히 보내지만

내년에 꽃단장하고 오면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

아마도 순백의 나의 연인


첫사랑처럼 아름다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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