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해 오는 해 -홍종흡-
아침이면 찾아와 방긋 웃고
저녁이면 바쁘게 서둘러
서방님 마중 나간다며
산 마루 훌쩍 넘어가던 해
그렇게 오며 가며 들은 정
며칠 남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아주 간다고 하나
생각하면 너무나도 섭섭해
그냥 있어 달라 애원해도
마차길에 치맛자락 끌리듯
땅거미 왈패에 끌려가는
노을빛 붉은 서러운 한 해
그래도 한 일 년 동안은
내 가슴에 안겨 지냈기에
보내기 싫어 다시 잡는데도
끝내 돌아서는 야속한 해
내년에 다시 찾아오면
나의 소망 꾸러미 건네주고
그중에 하나만이라도
이루어 달라- 청해봐야지
올해는 쓸쓸히 보내지만
내년에 꽃단장하고 오면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
아마도 순백의 나의 연인
첫사랑처럼 아름다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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