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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글

나의 굴렁쇠

by 홍종흡 2020. 2. 3.



나의 굴렁쇠     -홍종흡-


나는 태어날 때

굴렁쇠를 갖고 태어났다

내 운명이 새겨진 것도 모르고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다가

철들 무렵에 너무 힘겨워

나에게 맞는 굴렁쇠로 바꿨다


혼신의 힘을 다하여 굴려도

도랑에 빠지고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는 내 삶의 굴렁쇠


얼마나 많이 넘어졌던가-

다시 세워 굴리길 수십수백 번

끝내 황혼빛 아래 서버린 굴렁쇠


나보다 먼저 와있는 굴렁쇠들

그 찬란하던 빛들은 사라졌는가

주인도 없이 황혼빛에 서있다


나의 굴렁쇠도 그렇게 선 채로 

다시는 구를 수 없게 될 거라 해도

아무런 아쉬움도 미련도 없다


굴렁쇠에 새겨진 내 이름만이라도

아주 지워지지 않길 소망하는데

나의 욕심이 너무 과한 걸까


황혼빛 아래 힘겹게 서있는

내 인생의 굴렁쇠

나의 굴렁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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