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딸기 붉은 입술 -홍종흡-
한여름 바람 타고 찾아온 향기에
비몽 사몽 그늘에서 졸다가
여인 손에 끌리 듯 따라간 곳
고향을 닮은 산딸기 마을
계명이 순옥이 을순이 딸기
딸기나무마다 이름이 붙어있다
계명이 딸기는 내 동생 얼굴 닮고
순옥이 딸기는 주름진 할멈 닮고
외롭게 서있는 을순이 딸기는
어릴 적 내 짝꿍 얼굴을 닮았다
너무나 반가워 달려가 끌어안고
입맞춤이라도 하고 싶기에
손 내밀어 양 볼을 어루만지면
어느새 내 입술도 행복에 젖는다
검붉은 산딸기는 엄마의 젖꼭지
사랑하는 여인의 도톰한 입술
평생을 먹어도 싫지 않은 맛
새콤 달콤 설익은 첫사랑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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