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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딸기 붉은 입술

by 홍종흡 2020. 6. 21.

 

산딸기 붉은 입술        -홍종흡-

 

한여름 바람 타고 찾아온 향기에

비몽 사몽 그늘에서 졸다가

 

여인 손에 끌리 듯 따라간 곳

고향을 닮은 산딸기 마을

계명이 순옥이 을순이 딸기

딸기나무마다 이름이 붙어있다

 

계명이 딸기는 내 동생 얼굴 닮고

순옥이 딸기는 주름진 할멈 닮고

외롭게 서있는 을순이 딸기는

어릴 적 내 짝꿍 얼굴을 닮았다

 

너무나 반가워 달려가 끌어안고

입맞춤이라도 하고 싶기에

손 내밀어 양 볼을 어루만지면

어느새 내 입술도 행복에 젖는다

 

검붉은 산딸기는 엄마의 젖꼭지

사랑하는 여인의 도톰한 입술

평생을 먹어도 싫지 않은 맛

새콤 달콤 설익은 첫사랑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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