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약돌 할멈 -홍종흡-
너는 어쩌면 이렇게도 예쁘게 생겼니
물보라 치는 파도랑 술래잡기 놀았니
매끄러운 너의 손은
봉숭아 물들인 누나의 손가락 같고
붉그스레한 너의 입술은
선물 받은 입술연지로 칠한 것 같고
검은빛 너의 머릿결은
아이들과 천렵 놀이로 태웠나 보구나
물떼새의 알로도 보이고 싶으면
검은 점박이 옷으로 바꿔 입어보렴
너희들 중에서 다섯 아이만 데려갈 게
치매에는 공깃돌 놀이가 참 좋다는구나
동그란 할멈 얼굴도 너희들처럼 예뻐서
조약돌 할멈이라 불러주면
해맑은 아다다의 미소로 반겨준단다
할멈이 기억 속에서 내 손을 잡게 되면
네가 살던 강변으로 모두 데려다 줄 게
할멈 기억 속에는 나 말고 또 누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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