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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글

비야 비야

by 홍종흡 2020. 8. 9.

 

                                              비야 비야          -홍종흡-

비야 비야 어서 오려무나

아주 오래전부터 기다렸는데

이제야 너를 만나니 반갑구나

 

온 동네 가리지 말고 적셔주렴

모두가 말라 먹을 물도 없단다

늦게라도 내리니 참 고맙구나

 

비야 비야 이제 그만 오렴

너무 많이 내려 살 수가 없단다

참았다가 보름날에 또 오려무나

 

옛 부터 조상님들도 너를 반겨

네가 잊지 않고 찾아오는 날에는

동네방네 큰소리로 알렸단다

 

비 오신다~! 비 오신다~!

마당에 널어놓은 고추 멍석 걷어라

어서 나가 논두렁에 물꼬 터놔라

 

네가 먼길 돌아 찾아오는 날이면

온 동네가 풍년가를 부르다가

네가 가지 않으면 슬픔에 젖는단다

 

비야- 비야- 사랑하는 비야-

이제 그만 멈추어다오

이제 그만 돌아가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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