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야 비야 -홍종흡-
비야 비야 어서 오려무나
아주 오래전부터 기다렸는데
이제야 너를 만나니 반갑구나
온 동네 가리지 말고 적셔주렴
모두가 말라 먹을 물도 없단다
늦게라도 내리니 참 고맙구나
비야 비야 이제 그만 오렴
너무 많이 내려 살 수가 없단다
참았다가 보름날에 또 오려무나
옛 부터 조상님들도 너를 반겨
네가 잊지 않고 찾아오는 날에는
동네방네 큰소리로 알렸단다
비 오신다~! 비 오신다~!
마당에 널어놓은 고추 멍석 걷어라
어서 나가 논두렁에 물꼬 터놔라
네가 먼길 돌아 찾아오는 날이면
온 동네가 풍년가를 부르다가
네가 가지 않으면 슬픔에 젖는단다
비야- 비야- 사랑하는 비야-
이제 그만 멈추어다오
이제 그만 돌아가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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