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부는 날 밤에는 -홍종흡-
해 지고 엷은 달빛으로
까만 밤 되더니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얼굴을 스쳐 지나가는
산뜻한 느낌이
내 몸을 잡아 일으킨다
아무리 눈을 뜨려 해도
떠지지 않는 눈
몸이 풍선처럼 떠올라
바람에 업혀 창 밖으로
긴 여행 떠난다
당도한 곳은 내 고향집
누나가 반가운 미소로
엄마가 팔 벌려
지친 나를 꼭 안아준다
너무나 반가워 부르는
볼멘소리 엄마~!
허우적거리다 깨어나니
까만 밤이 엷은 빛깔로
새벽을 맞는다
바람 부는 날 밤에는 늘-
그리움이 눈가를 적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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