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들의 외침 -홍종흡-
붉게 익어가는 고추밭에서
온종일 맴돌던 고추잠자리
지친 듯 장대 끝에 앉아
가을바람에 날개를 식히는데
밭에서도 논에서도 들려오는
참새들의 배고픈 울음소리
살던 집마져 장마에 떠내려가
앞으로 살아갈날이 걱정이다
가을이 와도 희망은 오지 않고
발길 끊어진 방앗간에도
떨어진 낟알 하나 없으니
참새들은 어찌 살아야 하나
나라님은 걱정도 안 되나 보다
푸른 집 넓은 대청마루에 누워
참새들의 고달픈 울음소리를
자장가 삼아 오수(午睡) 즐기니
하늘이시여, 조상님이시여-
午睡 즐기는 그 잘난 얼굴에
정신이 번쩍 들도록
분(糞) 가루 한 사발 뿌려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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