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돌담길 -홍종흡-
드넓은 경운궁의 한 켠이 뜯겨나가고
정문도 사라지니
동쪽의 작은문 <대안문>을
<대한문>이라 현판 붙여 정문이라 했다네
황제 퇴임시 업적을 치하하여
궁호로 <덕수궁>이라 칭송했는데
어쩌다 <경운궁>마져도 덕수궁이라 하는지
지금이라도 경운궁으로 다시 바꾸고 싶네
황제 친필인 동문의 옛 현판 <대안문>을
지금의 <대한문> 현판과 바꿔 붙이면
장차 이 나라의 어린이들이 올바르게 배울 텐데
<대한문> 현판을 볼 때마다 씁쓸한 마음이네
젊은 날에 거닐던 돌담길은
아직도 그대로인데
겨울바람만이 낙엽을 쓸고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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