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배추 -홍종흡-
오늘은 소설 김장하는 날
흰 속살 배추 쭉쭉 쪼개 갈라서
큰 딸 좋아하는 속 김치 담글까
작은아들 좋아하는 백김치 담글까
아니야~ 영감이 좋아하는 겉절이 담글 거야
백옥 같던 할멈 손 시집살이 물에 젖더니
이제는 갈대처럼 굵은 힘줄 불거지고
손가락 마디마디가 소나무 옹이 닮아가는구나
올 겨울에는 할멈의 따스한 정성으로
김치 포기마다 새콤달콤 할멈 사랑 익어가겠네
오늘은 소설 김장하는 날
국화꽃 피던 화단을 깊게 파 볏짚 깔고
가마니 둘러 김칫독을 묻어주고
매워 화끈대는 할멈 손을 식혀줘야겠다
깊은 겨울 밤 할멈이 잠들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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