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그릇 -홍종흡-
다시 시작하려 해도
지쳐버린 작은 체구
희수가 지나면
인생살이 덤으로 사는 거지
어디 한 군데 깨져도
아쉬울 게 없는 그릇
그래도 아쉬워
하늘 향해 원통함을 토한다
너무도 모자라기에
체념 속에 홀로 앉아
돌려보는 물레
세월은 얼마나 남았으려나
흙반죽에 혼신 섞어
황혼빛에 구웠건만
설익은 흙그릇
옹이 박힌 손으로 울며 잡고
투정 부려 때려봐도
쓸만한 그릇 못되니
열기 식기 전에
물레 다시 돌려 구워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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