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밤 군불 -홍종흡-
무릎까지 차 오르는 눈 덮인 겨울밤
조그만 오두막 집에
누나랑 여동생과 사는 사내아이
군불이라도 지펴 넣으려 뒷산에 올라
솔 가지 몇 개 묶어 내려와
매운 연기 후후 불어 군불 지핀 날
허기진 뱃속 꿈에서라도 맘 껏 먹을까
눈감고 까만 오솔길
꼬리 이어 소풍 가 듯 뛰다가 걷다가
첫 닭 울음소리에 부스스 선잠 깨어나
식어버린 방바닥을
다시 덮이려 아궁이를 휘저어 본다
조금씩 살아나는 불꽃 아궁이 앞에서
따스한 온기에 젖어
앉은 채 잠이 드는 열세 살 사내아이
아마도 엄마가 너무나도 보고 싶어
시방 엄마꿈을 꾸나보다
두 번째 닭 울음소리만 스쳐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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