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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글

겨울밤 군불

by 홍종흡 2021. 2. 1.

겨울밤 군불              -홍종흡-


무릎까지 차 오르는 눈 덮인 겨울밤

조그만 오두막 집에

누나랑 여동생과 사는 사내아이 

 

군불이라도 지펴 넣으려 뒷산에 올라

솔 가지 몇 개 묶어 내려와

매운 연기 후후 불어 군불 지핀 날

 

허기진 뱃속 꿈에서라도 맘 껏 먹을까

눈감고 까만 오솔길

꼬리 이어 소풍 가 듯 뛰다가 걷다가

 

첫 닭 울음소리에 부스스 선잠 깨어나

식어버린 방바닥을

다시 덮이려 아궁이를 휘저어 본다

 

조금씩 살아나는 불꽃 아궁이 앞에서

따스한 온기에 젖어

앉은 채 잠이 드는 열세 살 사내아이 

 

아마도 엄마가 너무나도 보고 싶어

시방 엄마꿈을 꾸나보다

두 번째 닭 울음소리만 스쳐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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