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 편지 -홍종흡-
봄바람이 불어오는 날에는 늘
그녀에게 답장을 쓰려고 하는데
글자로 쓰기엔 사뭇 거북하여
이렇게 꽃잎으로 써 보내려 한다
진달래 꽃잎은 처음 만났을 때
그녀의 아름다움을 표함이고
목련 꽃잎은 둘만의 공간에서
행복했던 시간들이란 이야기지
라일락 꽃잎은 우리 아이가 생겨
온 천지가 축복해 줬다는 뜻이고
백합 꽃잎은 아이들이 짝을 찾아
행복한 삶의 길을 떠났다는 거야
할미꽃 잎은 이제 우리가 할 일
다 했음을 핏빛으로 보여줌이고
붉은 모란 꽃잎은 더 늦기 전에
여행이라도 떠난다는 이야기지
그러다가 코스모스 피는 날에는
하늘 끝 우주로 날아간다는 거야
이렇게 꽃잎 답장을 보내고 싶다
봄바람에 실려온 그녀의 편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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