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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글

개구리 부자

by 홍종흡 2024. 3. 3.

 

 

개구리 부자                 -홍종흡-

 

얘들아~! 조금만 더 참고 기다리자

재네들 가고 나면 우리 세상이야

내 평생 두루미만큼 

겁나는 놈들은 보지 못했어

이제는 나도 늙었나 보다

 

아빠 난 <비암>이란 놈이 더 무서워

<비암>?

올봄에는 너도 초등학교 입학해서

표준말을 배워야겠구나

<비암>이 아니고 <뱀>이란다

 

지난여름ㅡ 아랫마을 어느 할배가

<비암>탕 한 사발 후루룩~ 마시면

이 더위를 견딜 수 있겠다고 했어

<비암>탕이 그렇게 좋은가 봐~!

아빠도 한 사발 마시면 덜 겁날 텐데

 

그래ㅡ 우리는 뱀도 무섭지만

두루미도 엄청 무서운 놈들이니까

절대로 물 밖으로 나가지 말자~!

우리만 보면 미꾸라지 집어 먹 듯

홰치면서 삼켜버린단다

 

주변을 두루두루 돌아 춤추면서

아름다운 날개로 훨훨 날기에

<두루미>라 했는데, 아 글쎄ㅡ

황당하게 죄 없는 우릴 먹는 바람에

<황새>가 되었지 뭐니~!

 

경칩이 되어도 금방 나가지 말고

며칠만 더 있다가 나가자꾸나

그나저나 네 엄마는 언제 온다던?

너희들의 동생들을 낳으려면

올 경칩에는 돌아와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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