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부자 -홍종흡-
얘들아~! 조금만 더 참고 기다리자
재네들 가고 나면 우리 세상이야
내 평생 두루미만큼
겁나는 놈들은 보지 못했어
이제는 나도 늙었나 보다
아빠 난 <비암>이란 놈이 더 무서워
<비암>?
올봄에는 너도 초등학교 입학해서
표준말을 배워야겠구나
<비암>이 아니고 <뱀>이란다
지난여름ㅡ 아랫마을 어느 할배가
<비암>탕 한 사발 후루룩~ 마시면
이 더위를 견딜 수 있겠다고 했어
<비암>탕이 그렇게 좋은가 봐~!
아빠도 한 사발 마시면 덜 겁날 텐데
그래ㅡ 우리는 뱀도 무섭지만
두루미도 엄청 무서운 놈들이니까
절대로 물 밖으로 나가지 말자~!
우리만 보면 미꾸라지 집어 먹 듯
홰치면서 삼켜버린단다
주변을 두루두루 돌아 춤추면서
아름다운 날개로 훨훨 날기에
<두루미>라 했는데, 아 글쎄ㅡ
황당하게 죄 없는 우릴 먹는 바람에
<황새>가 되었지 뭐니~!
경칩이 되어도 금방 나가지 말고
며칠만 더 있다가 나가자꾸나
그나저나 네 엄마는 언제 온다던?
너희들의 동생들을 낳으려면
올 경칩에는 돌아와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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