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인 보험 -홍종흡-
요즘 현기증으로 자주 넘어지니
할멈이 겁이 덜컥 나는가 보다
두 늙은이 간병보험을 들었다고
매달 십사만 원 씪 내야 한단다
일곱 살 더 많은 내가 먼저 가고
한참 후에 할멈이 갈 것 같은데
할멈몫만 간병보험을 들면 될 걸
내 보험까지 들을 필요가 뭐람?
내 갈 때 되어 병원에 누워있으면
간병인한테 맡기고 어디 갈려나?
난 오래 앓지 않고 바로 갈 텐데
빠르면 사흘~ 늦어도 일주일 안에
넉넉잡아 앞으로 십 년 더 산다면
도합 보험료 천사백만 원 내는데
일주일 간병인 쓰자고 들었다니
도무지 원가계산이 맞지 않는다
보험료 낸 게 아까워 삼 년 넘게
누웠다가 가면 계산이 맞을까?
은행적금이라면 이자라도 붙지
가입 인사로 가져온 허접한 물건
사은품이라 하니 꽤나 반가운 듯
활짝 웃는 할멈얼굴이 참 밉상이다
보험은 드는 순간부터 손해라는 걸
신혼 때부터 수없이 얘기해 줬건만~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