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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인 보험

by 홍종흡 2024. 10. 9.

 

간병인 보험                   -홍종흡-

 

요즘 현기증으로 자주 넘어지니 

할멈이 겁이 덜컥 나는가 보다

두 늙은이 간병보험을 들었다고

매달 십사만 원 씪 내야 한단다

 

일곱 살 더 많은 내가 먼저 가고

한참 후에 할멈이 갈 것 같은데 

할멈몫만 간병보험을 들면 될 걸

내 보험까지 들을 필요가 뭐람?

 

내 갈 때 되어 병원에 누워있으면

간병인한테 맡기고 어디 갈려나?

난 오래 앓지 않고 바로 갈 텐데

빠르면 사흘~ 늦어도 일주일 안에

 

넉넉잡아 앞으로 십 년 더 산다면 

도합 보험료 천사백만 원 내는데

일주일 간병인 쓰자고 들었다니

도무지 원가계산이 맞지 않는다

 

보험료 낸 게 아까워 삼 년 넘게 

누웠다가 가면 계산이 맞을까?

은행적금이라면 이자라도 붙지

가입 인사로 가져온 허접한 물건 

 

사은품이라 하니 꽤나 반가운 듯 

활짝 웃는 할멈얼굴이 참 밉상이다

보험은 드는 순간부터 손해라는 걸

신혼 때부터 수없이 얘기해 줬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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