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갚는 현충일 -홍종흡-
늘 너만 귀찮게 해서 미안하구나
오늘은 반대로 내가 아코디언이 될게
너는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내가 되어주렴
자~ <도미 솔도 라도솔> 알지?
천천히 차례대로 누르면
고향에 뜸북새 소리가 들려온단다
이어서 <라도라 솔미레> 눌러봐-!
여동생이 오빠를 간절히 부르는 소리 같지?
52년 전 월남에서 이 노래를 자주 불렀어
오늘- 현충일이라는구나
이제는 전우들 얼굴도 이름도 가물가물해
이맘때 되면 늘 생각 나는 이 노래
또 누가 와서 허연 비석을 안고 울다 갈까
일 년에 겨우 하루정도 무슨 외상 빚 갚 듯
얼굴만 삐죽 내밀다가는 무심한 인사들
비단구두 사 가지고 오신다더니~
반백년이 지난 오늘날에는
나 대신 아코디언이 이 노래를 불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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