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야 대지야 -홍종흡-
나무야
내 누이 같은 나무야
난 이 땅에 태어나길 참 잘했단다
일 년 내내 때맞춰 예쁘게 더 아름답게
온 세상을 때때옷 갈아입히면서
무지개 빛 파스텔로 칠해주는 이 땅
이제 봄이 한가운데로 와있는데
어서 잎 피고 꽃도 내보이면 좋지 않겠니
난 네가 튼튼하게 자라나길 기다린단다
이 땅, 엄마 같은 대지야
내 누이 발등 위를 두툼히 북돋아주고
목마르지 않게 물도 잘 흐르게 해 주렴
난 다시 태어난대도 이 땅에 태어나고 싶다
말안장처럼 편한 산들이 옹기종기
드넓은 벌판에는 맑은 강물이 굽이굽이
내 형제 같은 나무야 ㅡ
다시 태어나거든 이 땅에서 태어나렴
아름다운 이 땅이 너와 나의 엄마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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