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편지를 -홍종흡-
가을엔 편지를 쓴다는데ㅡ
먼 산을 넘어가는 구름처럼
아득히 멀어져 간 내 동무들
그리움이 낙엽처럼 나른다
코스모스가 피는 날에는
둥근 박이 익어가는 날에는
어김없이 생각나는 고향집
동그란 얼굴 어릴 적 내 짝꿍
소꿉동무 을순이가 보고 싶다
가을 지붕 위 둥근 박처럼
따스하게 웃어주던 내 짝꿍
박꽃처럼 하얀 얼굴 그 애가
어느 해 여름 지나 노란빛으로
둥글게 둥글게 익어갈 무렵
등 뒤에 고향집 남겨두고
눈물로 시집간 내 짝꿍 을순이
밤새 그리움이 새벽 낙엽되는데
<보고 싶다~!> 안부라도 보낼까
<반송불요>라 써 보내면
받고 나서 화낼까~ 웃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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