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홍종흡-
놀부 이마에 혹처럼 붙어있는 강변 섬에
눈만 뜨면 싸우는 말 많은 동네가 있다
억수로 돈 잘 버는 이장도 나가라 말한다
자신과 같은 색깔로 말하는 말들에게는
파도처럼 모여들어 침 튀기며 떠들다가
다른 말이 들려오면 금세 사라지는 말들
전쟁 나면 나가 싸우지 않고 도망갈 말들
나라에 보탬이 되지 않는 이러한 말들은
제주도로 보내 밭이나 갈도록 해야 한다
나라에는 꼭 필요한 말들이 있어야 한다
머리를 맞대고 국가를 위해 일하는 말들
민족을 위해 타협하는 적토마 같은 말들
자신이 내뱉은 그릇된 말을 정당화하려
핏대를 세워 바른말하는 말을 물어뜯는
해괴한 잡종말들을 모두 골라내야 한다
이 못된 말들을 강변 섬에서 몰아내고
훌륭한 성골의 말들로 다시 채워 넣어
국가를 위해 이바지하도록 해야 하고
<안되면 되게 하라~!>는 의지의 말처럼
아주 못된 말들에게는 채찍질해서라도
국가를 위해 일하는 말로 키워내야 한다
그리고 내 자신도 다시 반성해야 하겠다
나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얼마나 헌신하고
옳은 말만 하면서 여지껏 살아왔는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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