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뒷동산 언덕 -홍종흡-
너무 더우신가요? 어머니 ㅡ
장마철도 지났는데 비는 계속 내리네요.
방에 물 들어오지는 않았지요?
갈대꽃이 피어나기 시작했어요.
곧 찬바람도 불 거래요.
요즘 ㅡ 살기가 좀 팍팍해졌어요.
아버지는 지금도 술 좋아하세요?
형들도 누나도 같이 살면 좋겠는데
큰형이 술 좋아하니까
아버지도 마다하지 않으시지요?
한 스무날 지나면 추석이에요.
이번 추석에는 송편을 조금만 할 거예요.
작년에도 많이 남았었거든요
남는 송편ㅡ 어려운 사람에게 주지도 못해요
걸인이 받는 것 같아 거북스럽다네요.
고향은 늘 제 가슴에 있어 그립지요.
올 추석에는 고향에서 모두 만나길 바래요.
어머니 방앞 큰 참나무는 잘라내야겠어요
작년에도 낙엽에 잔디가 많이 죽었어요.
멧돼지가 또 오거든 야단쳐 내쫓으세요.
어머니ㅡ 더워도 조금만 더 참으세요
곧 저 닮은 시원한 바람이 찾아갈 거예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