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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글

기다리던 비

by 홍종흡 2021. 7. 8.

 

 

기다리던 비                     -홍종흡-

 

열흘 전만 해도 하늘 올려다보면서

매일 한 바가지만큼 만이라도

비를 뿌려달라 청했었는데

웬걸~한밤중에 쏟아부으니 기함했네

 

남녘 지방에 한 바탕 밤새 퍼붓고는

예까지 치받아 올라온 장맛비

온 동네가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쫓기듯 서둘러 논두렁에 물꼬 트는데

 

밭두렁 넘어온 분홍 나팔꽃이

이제 그만 쉬라는 듯 방긋 웃어준다

엊그제 피어난 개꼬리 옥수수 꽃

한 여흘 지나면 수염도 붉게 물들겠지

 

소쿠리에 웃자란 상추 잎 가득 따서

보리밥에 수육 한 점 마늘된장 얹어

한 쌈 가득 할멈 입에 넣어 주곤

올 장마에도 무탈하길 소망하는 영감

 

손 내밀어 방긋 웃는 할멈이

나팔꽃처럼 영감 손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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