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뜨거운 바람 -홍종흡-
물 먹어 눅눅히 불어오는 바람은
네가 불어내는 입김을 닮고
데일 듯 뜨겁게 안겨오는 바람은
네가 전해주는 체온 같구나
밤마다 흠뻑 젖은 열기로
아름답게 노래 불러주던 너를
세월 지났다고 이제 와서
볼멘소리로 너를 잊으라 하는가
차마 못 잊어하는 걸 알면서
어쩌자고 바람처럼 가버렸는가
깨알 같은 긴 사연들 모두가
나를 안심시킨 거짓이었나 보다
난 소나무 껍질처럼 늙었어도
너를 향한 마음은 늘 이렇게 푸른데
다른 가슴에 안기는 너였다면
차라리 내가 먼저 내 곁을 떠날 걸
너는 잡을 수 없는 바람
뜨거운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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