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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글

白露날의 白鷺

by 홍종흡 2021. 9. 1.

 

 

白露날의 白鷺                   -홍종흡-

 

문밖에서 서성이는 이 누구신가?

이슬에 젖은 모습이 참 곱네그려

할멈 입던 저고리라도 내어드릴까?

할멈처럼 아담하여 잘도 맞을 거야

 

옛날에 엄마가 시집온 산골 내 고향

白露가 다가오니 포도도 잘 익었네

엊그제 담근 포도주 한 잔 하실 텐가?

쭈-욱 마시면 천국에 들어온 듯하지

 

이번엔 어머니 산소에 둘러봐야겠어

지난 장맛비에 쑥대머리가 됐을 거야

가끔씩 白鷺가 날아와 둘러보고 간대

아버지가 白鷺가 되어 오시는 걸까~?

 

고향 떠나온 지 육십 년~ 너무 오래됐어

모두가 낯설어 마음 둘 곳 하나 없는데

그래도 골짜기 맑은 물은 잘도 흐를 거야

이슬에 젖은 풀잎이 말라야 깎기 좋은데

 

석상 위에 대충 차린 주과포 술 한 잔

白鷺라도 찾아와 마시고 가면 좋겠어

그러면 어머니도 무척 좋아하실 거야

아버지가 잊지 않고 찾아오신 듯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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