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왕 되는 날 -홍종흡-
며칠 있으면 개구리의 날 경칩인데
개구리의 마음은 아직도 겨울이다
더 멀리 더 높이 뛰겠다고
한겨울 내내 몸 사려 움츠렸건만
이것이 개구리의 삶이란 말인가
그래도 희망을 갖고 봄을 기다린다
저 잘났다고 떠들어대는 세상에서
한껏 목소리 높여 왕이 될 거란다
별것도 아닌 게 입만 열면 뻥이라
모든 개구리들이 비웃는데도
개구리 왕국의 왕으로 뽑아달라고
뜻을 굽히지 않고 간곡히 외쳐댄다
울 수도 없는, 가난한 개구리들에게
무수한 약속을 밥 먹듯 하는 개구리
왕으로 뽑아주면, 물 맑고 풍성한
넓은 호숫가로 인도하겠노라~하니
믿는 개구리는 감격해 울고
안 믿는 개구리는 분통 터져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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