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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글

빛 바랜 촛불

by 홍종흡 2022. 3. 7.

 

빛바랜 촛불             -홍종흡-

 

수많은 촛불을 밝혀 들고

아이도 어른도 모두 나와

목이 터져라 외치던 날을

우리는 촛불 혁명이라 했네

 

손가락 접듯 해가 바뀌어 

다시 그날의 그때가 된 오늘

무엇이 희망대로 외침대로

이뤄졌나~함께 돌아보세나

 

모두가 힘겨운 몸짓으로

걸머진 멍에를 내려놓으려

애쓰고 발버둥 쳐 보지만

이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다네

 

층층 빚더미로 묶인 등짐을

다음 세대도 짊어져야 하는가

조금이나마 가볍게 덜어 내

넘겨줄 수는 결코 없는 것인가

 

그 잘난 혁명의 촛불이 꺼지고

황량한 삶이 된 이 거리에는

참담한 갈등의 고리로 엮여

서로의 미움들로 가득 차있네

 

화마의 불꽃을 혁명이라고

다시 치켜들고 외치려는 그대

가증스러운 치한들이여~!

또 만나게 될까 걱정스럽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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