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촛불 -홍종흡-
수많은 촛불을 밝혀 들고
아이도 어른도 모두 나와
목이 터져라 외치던 날을
우리는 촛불 혁명이라 했네
손가락 접듯 해가 바뀌어
다시 그날의 그때가 된 오늘
무엇이 희망대로 외침대로
이뤄졌나~함께 돌아보세나
모두가 힘겨운 몸짓으로
걸머진 멍에를 내려놓으려
애쓰고 발버둥 쳐 보지만
이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다네
층층 빚더미로 묶인 등짐을
다음 세대도 짊어져야 하는가
조금이나마 가볍게 덜어 내
넘겨줄 수는 결코 없는 것인가
그 잘난 혁명의 촛불이 꺼지고
황량한 삶이 된 이 거리에는
참담한 갈등의 고리로 엮여
서로의 미움들로 가득 차있네
화마의 불꽃을 혁명이라고
다시 치켜들고 외치려는 그대
가증스러운 치한들이여~!
또 만나게 될까 걱정스럽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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