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글282 조약돌 할멈 조약돌 할멈 -홍종흡- 너는 어쩌면 이렇게도 예쁘게 생겼니 물보라 치는 파도랑 술래잡기 놀았니 매끄러운 너의 손은 봉숭아 물들인 누나의 손가락 같고 붉그스레한 너의 입술은 선물 받은 입술연지로 칠한 것 같고 검은빛 너의 머릿결은 아이들과 천렵 놀이로 태웠나 보구나 물떼새의 알로도 보이고 싶으면 검은 점박이 옷으로 바꿔 입어보렴 너희들 중에서 다섯 아이만 데려갈 게 치매에는 공깃돌 놀이가 참 좋다는구나 동그란 할멈 얼굴도 너희들처럼 예뻐서 조약돌 할멈이라 불러주면 해맑은 아다다의 미소로 반겨준단다 할멈이 기억 속에서 내 손을 잡게 되면 네가 살던 강변으로 모두 데려다 줄 게 할멈 기억 속에는 나 말고 또 누가 있을까~ 2020. 6. 28. 조약돌 할멈 조약돌 할멈 -홍종흡- 너는 어쩌면 이렇게도 예쁘게 생겼니 물보라 치는 파도랑 술래잡기 놀았니 매끄러운 너의 손은 봉숭아 물들인 누나의 손가락 같고 붉그스레한 너의 입술은 선물 받은 입술연지로 칠한 것 같고 검은빛 너의 머릿결은 아이들과 천렵 놀이로 태웠나 보구나 물떼새의 알로도 보이고 싶으면 검은 점박이 옷으로 바꿔 입어보렴 너희들 중에서 다섯 아이만 데려갈 게 치매에는 공깃돌 놀이가 참 좋다는구나 동그란 할멈 얼굴도 너희들처럼 예뻐서 조약돌 할멈이라 불러주면 해맑은 아다다의 미소로 반겨준단다 할멈이 기억 속에서 내 손을 잡게 되면 네가 살던 강변으로 모두 데려다 줄 게 할멈 기억 속에는 나 말고 또 누가 있을까~ 2020. 6. 24. 산딸기 붉은 입술 산딸기 붉은 입술 -홍종흡- 한여름 바람 타고 찾아온 향기에 비몽 사몽 그늘에서 졸다가 여인 손에 끌리 듯 따라간 곳 고향을 닮은 산딸기 마을 계명이 순옥이 을순이 딸기 딸기나무마다 이름이 붙어있다 계명이 딸기는 내 동생 얼굴 닮고 순옥이 딸기는 주름진 할멈 닮고 외롭게 서있는 을순이 딸기는 어릴 적 내 짝꿍 얼굴을 닮았다 너무나 반가워 달려가 끌어안고 입맞춤이라도 하고 싶기에 손 내밀어 양 볼을 어루만지면 어느새 내 입술도 행복에 젖는다 검붉은 산딸기는 엄마의 젖꼭지 사랑하는 여인의 도톰한 입술 평생을 먹어도 싫지 않은 맛 새콤 달콤 설익은 첫사랑 맛이다 2020. 6. 21. 산딸기 붉은 입술 산딸기 붉은 입술 -홍종흡- 한여름 바람 타고 찾아온 향기에 비몽 사몽 그늘에서 졸다가 여인 손에 끌리 듯 따라간 곳 고향을 닮은 산딸기 마을 계명이 순옥이 을순이 딸기 딸기나무마다 이름이 붙어있다 계명이 딸기는 내 동생 얼굴 닮고 순옥이 딸기는 주름진 할멈 닮고 외롭게 서있는 을순이 딸기는 어릴 적 내 짝꿍 얼굴을 닮았다 너무나 반가워 달려가 끌어안고 입맞춤이라도 하고 싶기에 손 내밀어 양 볼을 어루만지면 어느새 내 입술도 행복에 젖는다 검붉은 산딸기는 엄마의 젖꼭지 사랑하는 내 여인의 도톰한 입술 평생을 먹어도 싫지 않은 맛 새콤 달콤 설익은 첫사랑 맛이다 2020. 6. 20. 인간 뻐꾸기 인간 뻐꾸기 -홍종흡- 뻐꾸기는 뱁새 둥지에 알을 낳고 뱁새는 뻐꾸기에 속은 것도 모르고 자기 알 인양 부화시켜 키우는데 뻐꾸기 새끼는 뱁새 새끼들을 둥지 밖으로 밀어내 떨어뜨리고 혼자서 먹이를 받아먹고 자란다 이 시대의 인간들 중에는 뻐꾸기를 닮은 인간들이 참 많다 그들은 뱁새처럼 성실한 사람들을 겁박, 위조, 사기 쳐 횡령하고도 양심에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그야말로 뻐꾸기 같은 인간들이다 근자에는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는 뱁새들의 보금자리를 힘으로 뺏고 힘없는 소수의 뱁새들을 괴롭힌다 이 못된 뻐꾸기들 어찌하면 좋을까 제 것도 아니면서 막강한 권력으로 성실하고 부지런한 뱁새들에게서 세금으로 거둬들인 먹이와 재물을 모든 뱁새들에게 선심 쓰듯 준다니 나눠 주고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아 온 겨레 뱁새들이 다시.. 2020. 6. 16. 인간 뻐꾸기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0. 6. 14. 텅 빈 기다림 텅 빈 기다림 -홍종흡- 기다린다는 말 믿어지지 않아도 너무나 보고 싶어 찾아왔는데 와보면 너는 늘- 낯 모르는 사내랑 웃고 있구나 그래도 태연한 척 너를 믿기에 손잡고 반갑게 웃어주건만 너는 늘 나 보기를 남남처럼 차갑게 여기는구나 그렇게 데면데면 대해 줄 거면 여태껏 왜 기다린다고 했나 푸른빛 슬픔만이 눈가에 이슬 맺혀 흐르는구나 그래도 애써 웃음 짓는 얼굴로 마지막이 아니길 바라면서 너의 빈자리에 텅 빈 기다림을 놓고 가려는데 너는 마지못해 먼산 바라보며 작은 소리로 들릴 듯 말 듯 섬찟 몰려오는 불안감의 전율들 텅 빈 기다림이지만 해준다면 난 아직도 너의 것이라는 인증표시로 알고 사랑할 텐데- 2020. 6. 7. 텅 빈 기다림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0. 6. 3. 오월 장미 오월 장미 -홍종흡- 장미꽃이 처음 태어난 곳은 깊은 산골일까 초가집 뜰안일까 아니면 비바람 부는 들판일까 너무 아름답게 피어나기에 온 세상 꽃들이 부러워 알고 싶대도 장미는 절대로 말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 신비로운 꽃인가 빨간 꽃잎은 첫사랑 입술 같고 하얀 꽃잎은 그녀의 얼굴인데 바람결에 실어오는 꽃향기는 첫날밤 여인의 더워진 입김처럼 사내 가슴을 뜨겁게 덮여주고 참지 못해 달려드는 팔뚝에 겨드랑 밑에 숨긴 바늘 침 꺼내 들고 따끔히 찔러 진정시키는 꽃 오월의 여왕 아름다운 장미를 사랑스러운 미소로 지켜주는 또 하나의 꽃은 들에만 피어나는 들장미 사내- 2020. 5. 31. 오월 장미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0. 5. 26. 촌장의 공 돈 촌장의 공 돈 -홍종흡- 여보게ㅡ 촌장~! 누가 돈 달라고 했나? 돈 달란다고 다 주고 나면 장차 이 마을을 이끌어 갈 젊은이들에게 무엇을 남겨 줄텐가? 마을 빗만 잔뜩 걸머지게 해 놓고 장차 그 빗을 갚으면서 살라고 할 텐가? 이 마을을 책임지는 촌장이 돼가지고 이걸 생활설계라고 내보이나? 참 정신 빠진 촌장일세~! 이러니까 우리 젊은이들이 일을 안 하지 일 안 해도 밥 먹여주고 배곯지 않으니까 편하고 쉬운 일 만 하려는 게 아닌가? 마을에 공장이든 농촌이든 나가 봤는가? 힘든 일은 모두 우리보다 못 사는 가난한 마을 사람들이 와서 일하고 있네 언제부터 우리 마을이 잘 살았다고 이러나? 옛날부터 가난은 죄가 아니라고 해서 허리띠 졸라매고 열심히 일해 살아왔기에 220개 마을 중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들만.. 2020. 5. 23. 오월 바람 오월 바람 -홍종흡- 고가 차도 밑에는 일 년 내내 바람이 분다 꽃잎이 피어날 때는 사정없이 차갑게 때리던 바람이 오월로 들어서자 청보리 수염에 금빛 물들이고 고가 밑 늙은이들 모인 자리에 초여름 뜨거운 바람 불어대니 핏대 오른 늙은이 장기판 두드리고 판 돈 잃은 한숨 소리만 들린다 이미 다 사그라진 인생인데 무슨 낙이 있고 미련이 있을까 고가 밑에 모인 얼굴들 중에는 어제 왔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오월 바람을 따라갔을까 내일은 또 어느 얼굴이 따라가려나 춥지도 덥지도 않은 이 오월에 바람 따라갈 수만 있다면야~ 해질 무렵- 기다리는 이도 없는 데 그래도 집이라고 쪽방 찾아 들어가는 늙은 얼굴들 창문 너머로 희끗희끗 어른거린다 다시 아침이 밝아오면 오월 바람은 아무 일 없다는 듯 고가 밑으로 달.. 2020. 5. 18. 오월 바람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0. 5. 16. 동그라미 사내 동그라미 사내 -홍종흡- 물끄러미 바라본 곳에 황금빛 지폐 한 장 할멈 지갑에서 입술처럼 내밀고 있다 동그라미가 네 개 그려진 신사임당 그림 내가 제일 좋아하는 우리 할멈 닮은 돈이다 슬쩍 뺄까- 말까- 빼내서 기원으로 가면 내기 바둑으로 잃었던 오만 원 찾겠는데 차라리 복권을 사.. 2020. 5. 3. 동그라미 사내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0. 5. 3. 우리 사이 우리 사이 -홍종흡- 친구야- 우리 사이가 가까웠었나 조용히 봄비 내리는 이 날에 친구야- 우리 사이가 좀 멀었었나 수없이 안부 물어도 답이 없으니 지금까지 서운한 일 있거들랑 하나도 남김없이 버리기로 하세 삶의 남은 시간 그리 많지 않으니 서러워도 울지는 않기로 하세나 가시처.. 2020. 4. 20. 우리 사이 우리 사이 -홍종흡- 친구야- 우리 사이가 가까웠었나 조용히 봄비 내리는 이 날에 친구야- 우리 사이가 좀 멀었었나 수없이 안부 물어도 답이 없으니 지금까지 서운한 일 있거들랑 하나도 남김없이 버리기로 하세 삶의 남은 시간 그리 많지 않으니 서러워도 울지는 않기로 하세나 가시처.. 2020. 4. 19. 우리의 봄나물들아 우리의 봄나물들아 -홍종흡- 우리 민족의 맛, 봄나물 달래, 냉이, 꽃다지들아~! 너희들은 무슨 잘못이 있기에 만나기만 하면 싸우니? 너희들이 사는 이 들녘은 참 살기 좋은 곳이란다 욕심 많은 애들은 다른 나라 들녘이 더 좋다고 하지만 그 애들은 아름다운 이 들녘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 2020. 4. 11. 우리의 봄나물들아 우리의 봄나물들아 -홍종흡- 우리 민족의 맛, 봄나물 달래, 냉이, 꽃다지들아~! 너희들은 무슨 잘못이 있기에 만나기만 하면 싸우니? 너희들이 사는 이 들녘은 참 살기 좋은 곳이란다 욕심 많은 애들은 다른 나라 들녘이 더 좋다고 하지만 그 애들은 아름다운 이 들녘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 2020. 4. 4. 떨어지는 꽃잎 떨어지는 꽃잎 -홍종흡- 엊그제까지만 해도 아름답게 피던 너 채 열흘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슬픈 꽃잎 되어 바람에 날리는구나 난 네가 보고 싶어 서둘러 찾아왔는데 너는 끝내 눈물로 떨어지니 애절한 너의 눈빛에 내 마음도 아프단다 내 곁에 있어 주렴- 연분홍 너의 꽃 입술 일기장 .. 2020. 3. 31. 떨어지는 꽃잎 떨어지는 꽃잎 -홍종흡- 엊그제까지만 해도 아름답게 피던 너 채 열흘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슬픈 꽃잎 되어 바람에 날리는구나 난 네가 보고 싶어 서둘러 찾아왔는데 너는 끝내 눈물로 떨어지니 애절한 너의 눈빛에 내 마음도 아프단다 내 곁에 있어 주렴- 연분홍 너의 꽃 입술 일기장 .. 2020. 3. 29. 이전 1 ··· 5 6 7 8 9 10 11 ···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