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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 종 흡 시 인 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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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글282

겨울밤 군불 겨울밤 군불 -홍종흡- 무릎까지 차 오르는 눈 덮인 겨울밤 조그만 오두막 집에 누나랑 여동생과 사는 사내아이 군불이라도 지펴 넣으려 뒷산에 올라 솔 가지 몇 개 묶어 내려와 매운 연기 후후 불어 군불 지핀 날 허기진 뱃속 꿈에서라도 맘 껏 먹을까 눈감고 까만 오솔길 꼬리 이어 소풍 가 듯 뛰다가 걷다가 첫 닭 울음소리에 부스스 선잠 깨어나 식어버린 방바닥을 다시 덮이려 아궁이를 휘저어 본다 조금씩 살아나는 불꽃 아궁이 앞에서 따스한 온기에 젖어 앉은 채 잠이 드는 열세 살 사내아이 아마도 엄마가 너무나도 보고 싶어 시방 엄마꿈을 꾸나보다 두 번째 닭 울음소리만 스쳐 지나간다 2021. 2. 1.
겨울밤 군불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1. 1. 29.
누나의 꼬리 연~ 누나의 꼬리 연~ -홍종흡- 아름다운 나라로 날아가고 싶다 하늘 끝 닿는 데까지 날아 올라 건너지 못하는 강물도 내려다보며 아름다운 나라에서 살고 싶다 먼저 올라 선녀가 된 우리 누나 어젯밤 꿈에서는 새하얀 미소로 내 손을 잡고 올라가자고 했다 꼬리 연 타고 아름다운 하늘나라로~ 누나처럼 예쁜 꼬리연을 만들자~! 앞가슴에 긴 옷고름 매어달고 소매자락 분홍치마 날리면서 누나처럼 하늘 높이 날아가 보자 하늘바다를 뚫고 더 높이 오르면 무지개 빛 하늘문이 열리고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들리겠지 아는 이 없어도 그냥 들어가 보자 누나가 그만 연 줄을 놓으라 해도 장대 끝에 그대로 매어 두고 가자 연 줄을 당기며 급히 따라오려는 가여운 우리 할멈을 위해~ 2021. 1. 16.
누나의 꼬리 연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1. 1. 15.
어질고 착한 소의 눈 어질고 착한 소의 눈                -홍종흡- 사람들은 대개 상대방을 이라 높여 부른다그런 사람들 중에는 짐승 만도 못한 사람이 꽤 있다. 짐승은 살기 위해서만 먹을 것을 놓고 싸우지만인간들은 배 터질 만큼 먹을 것을 숨겨 놓고서도서로 속이고 배신하고 더 가지려고 싸운다 그러다가도 때 묻지 않은 고고한 인간인 것처럼상대방을 무슨이라 높여 부른다. 가식이지만 높여 부르지 않았다가는 욕을 들으니 어차피 짐승 같은 것들에게도 을 부쳐주는데 배신하지 않는 동물에게 을 못 부칠 이유가 없다그럼~ 연습 삼아 자를 붙여서 한 번 불러보자  고양이 님~! 개 님~!, 돼지 님~! 소 님~!숙달되지 않아서인지 어색함은 어쩔 수 없다 옛날부터 짐승만도 못한 인간은 이라 했다이번에도 한 번 이라 부쳐서 불러보.. 2021. 1. 6.
어질고 착한 소의 눈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1. 1. 6.
새해 소망  새해 소망 -홍종흡- 올 해에는 저의 마음 넓이가 더 넓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늙어지면서 마음 한쪽이 찌그러져 좁아지니 들려오는 세상 이야기들이 거북하게 들리기만 합니다. 올 해에는 저의 다리가 튼튼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많이 늙지도 않았는데 걸음걸이가 너무 느려 조급함에 참지 못하고 애만 쓰다가 넘어지기도 합니다. 올 해에는 저의 팔뚝에 힘 좀 넣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아직도 살 날이 많이 남았는데 팔에 힘이 부쳐 쌀 서너 말도 들어 옮기지 못하니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올 해에는 사고로 다친 허리가 다 나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코디언 연습을 미뤄둔지가 너무 오래되어서 의욕만으로 아코디언을 메어보면 너무 힘이 듭니다. 올 해에는 즐겁게 늘 웃으면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직도 가진 욕심을 반의 반도 내려놓.. 2021. 1. 4.
새해 소망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1. 1. 3.
庚子야~ 안녕~! 庚子야~ 안녕~! -홍종흡- 庚子야~! 진정 오늘 밤에 갈래? 한 일 년 내 곁에서 고생 많이 했어 염치없어 미안하단 말도 못 하겠다 庚子야~! 난 너를 많이 사랑했는데 너는 내가 무척이나 싫었나 보다 내가 하는 일마다 훼방이나 놓고 봄에는 비를 전혀 내려주지 않아 파종을 못하게 심술만 부리고 여름에는 너무 비를 내려줘서 과일이 떨어지고 채소가 썩고 그러니 가을에 추수도 못했어 庚子야~! 그래도 난 너를 사랑해 새해에는 辛丑이가 황소를 몰고 와 힘든 어려운 일들 모두 해준댔어 庚子야~! 살다가 네가 보고파지면 난 두 눈을 꼭 감고 생각할 거야 六十甲子 지나 너랑 만날 그 날을~. 2020. 12. 31.
庚子야~ 안녕~!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0. 12. 31.
독도는 민족의 혼 독도는 민족의 혼 -홍종흡- 이 나이 먹도록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독도 사진을 보고 이렇게 생겼구나~ 여겨왔는데 옆 집하고 하도 싸워대니 참을 수가 없네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할아버지가 그랬는데 옆집에 사는 놈은 내 말은 전혀 듣지 않고 자기네 땅이라고 생떼를 쓰니 어쩌면 좋은가 쪼끄만 놈이라야 한대 쥐어박기라도 하지 나보다 훨씬 힘센 놈이니 그럴 수도 없고 심사가 뒤틀려 밥맛도 없고 잠도 안 오네 한 십 년 전에 그놈 집 앞 바닷물이 밀려와 싹 쓸어버리고 호롱불 물통들이 터져 흘러 바다고기를 하나도 먹지 못하게 되었는데 아 글쎄~! 그것을 나더러 돈 내고 사 먹으래 나를 얼마나 우습게 여겼으면 그 미친놈이- 다시 한번 그놈 집을 쓸어 버렸으면 좋겠어 이 보게~ 젊은이들~! 여태껏 우리 늙은이들이 독도를.. 2020. 12. 26.
독도는 민족의 혼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0. 12. 25.
군 고구마처럼 군 고구마처럼 -홍종흡- 어스름 해질 무렵 찬 바람이 불어와 가슴속으로 할멈 대신 파고들면 온기 없는 방바닥을 쓸어 만져본다 아침 화로에도 냉기만 서려 솔나무 가지 삭정이 한아름 안아다 아궁이에 군불 지펴 후후 불며 매운 연기에 젖은 눈가를 닦는다 군불 지필 때면 늘 그랬듯이 고구마 대 여섯 개 불속에 던져 넣고는 옹이가 불거진 부지깽이로 헤쳐가며 불꽃을 키우고 온기로 가슴을 녹인다 상념에 잠겨 불꽃 바라보다가 숯불이 된 덩어리를 화로에 담아 방 윗목에 밀어 놓고 잘 익은 고구마를 툭 쪼개 벗긴다 따끈한 노-란 속살에서 젊은 날에 할멈처럼 입김이 뿜어 오른다 한입 물고 배시시 웃는 할멈 모습에서 세상에 더 없는 영감이란 표정을 본다 매년 찾아오는 긴 겨울밤을 할멈과 영감은 그렇게 살며 익어왔다 따끈한 군.. 2020. 12. 21.
군 고구마처럼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0. 12. 19.
군 고구마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0. 12. 18.
눈길에 새겨진 발자국 눈길에 새겨진 발자국 -홍종흡- 눈 내리는 하얀 밤이면 난 그녀의 발자국을 찾는다 하얀 눈 빛에 아른거리는 영상 늦은 밤 간이역에서 마지막 말도 없이 가버린 그녀 외길에 남겨진 발자국마다 형광물질이 배어 나온 듯 연두색 빛깔이 젖어 오른다 대설이 지났는데도 눈은 내리지 않는 긴 겨울밤 그래도 눈이 기다려지는 것은 연둣빛 발자국이 보일 것 같아 젊은 날의 시간으로 되돌아가 그녀를 따라가고 싶어서일까 내일은 눈이 내리겠지 눈이 내리면 그 간이역에도 외길이 날 텐데 누가 또 그 외길을 걸어갈까 혹여 그녀가 돌아와 자기의 발자국을 지우려 찾아올까 이미 지워진 발자국인데 또 다른 형광빛은 누구의 것일까~ 2020. 12. 9.
김장 배추 김장 배추 -홍종흡- 오늘은 소설 김장하는 날 흰 속살 배추 쭉쭉 쪼개 갈라서 큰 딸 좋아하는 속 김치 담글까 작은아들 좋아하는 백김치 담글까 아니야~ 영감이 좋아하는 겉절이 담글 거야 백옥 같던 할멈 손 시집살이 물에 젖더니 이제는 갈대처럼 굵은 힘줄 불거지고 손가락 마디마디가 소나무 옹이 닮아가는구나 올 겨울에는 할멈의 따스한 정성으로 김치 포기마다 새콤달콤 할멈 사랑 익어가겠네 오늘은 소설 김장하는 날 국화꽃 피던 화단을 깊게 파 볏짚 깔고 가마니 둘러 김칫독을 묻어주고 매워 화끈대는 할멈 손을 식혀줘야겠다 깊은 겨울 밤 할멈이 잠들 때까지~ 2020. 11. 23.
김장 배추 김장 배추 -홍종흡- 오늘은 소설 김장하는 날 흰 속살 배추 쭉쭉 쪼개 갈라서 큰 딸 좋아하는 속 김치 담글까 작은아들 좋아하는 백김치 담글까 아니야~ 영감이 좋아하는 겉절이 담글 거야 백옥 같던 할멈 손 시집살이 물에 젖더니 이제는 갈대처럼 굵은 힘줄 불거지고 손가락 마디마디가 소나무 옹이 닮아가는구나 올 겨울에는 할멈의 따스한 정성으로 김치 포기마다 새콤달콤 할멈 사랑 익어가겠네 오늘은 소설 김장하는 날 국화꽃 피던 화단을 깊게 파 볏짚 깔고 가마니 둘러 김칫독을 묻어주고 매워 화끈대는 할멈 손을 식혀줘야겠다 깊은 겨울 밤 할멈이 잠들 때까지~ 2020. 11. 22.
작은 암자 작은 암자 -홍종흡- 산 모퉁이 둥글게 돌아 올라가면 백개도 넘을 법당 안에 꽉 들어찬 이름표들 밤새도록 누구와 이야기를 할까- 앞에 놓인 촛불들이 대답 하 듯 하늘거린다 어릴 적 어느 날 할머니가 아주 먼 곳으로 돌아가셨다기에 어린 마음에 언뜻 생각했다 할머니가 산 모퉁이를 돌아가셨구나 하고- 한평생 살다가 힘들어 더는 살 수 없을 때 쉴 곳 없어 돌아가는 곳이 그곳이라며 모두들 할머니 할아버지를 만나고 싶으면 산모퉁이를 돌아 그곳으로 올라간단다 나도 할머니가 보고 싶어 올라가 봤지만 할머니는 볼 수없어 늘 동자승과 놀았다 그곳은 이다음에 나도 올라가는 곳이란다 어제 만난 듯 반겨주는 수많은 이름표들 낯설지 않은 고향에 작은 암자- 2020. 11. 21.
작은 암자 작은 암자 -홍종흡- 산 모퉁이 둥글게 돌아 올라가면 백개도 넘을 법당 안에 꽉 들어찬 이름표들 밤새도록 누구와 이야기를 할까- 앞에 놓인 촛불들이 대답 하 듯 하늘거린다 어릴 적 어느 날 할머니가 아주 먼 곳으로 돌아가셨다기에 어린 마음에 언뜻 생각했다 할머니가 산 모퉁이를 돌아가셨구나 하고- 한평생 살다가 힘들어 더는 살 수 없을 때 쉴 곳 없어 돌아가는 곳이 그곳이라며 모두들 할머니 할아버지를 만나고 싶으면 산모퉁이를 돌아 그곳으로 올라간단다 나도 할머니가 보고 싶어 올라가 봤지만 할머니는 볼 수없어 늘 동자승과 놀았다 그곳은 이다음에 나도 올라가는 곳이란다 어제 만난 듯 반겨주는 수많은 이름표들 낯설지 않은 고향에 작은 암자- 2020. 11. 15.
덕수궁 돌담길 덕수궁 돌담길 -홍종흡- 드넓은 경운궁의 한 켠이 뜯겨나가고 정문도 사라지니 동쪽의 작은문 을 이라 현판 붙여 정문이라 했다네 황제 퇴임시 업적을 치하하여 궁호로 이라 칭송했는데 어쩌다 마져도 덕수궁이라 하는지 지금이라도 경운궁으로 다시 바꾸고 싶네 황제 친필인 동문의 옛 현판 을 지금의 현판과 바꿔 붙이면 장차 이 나라의 어린이들이 올바르게 배울 텐데 현판을 볼 때마다 씁쓸한 마음이네 젊은 날에 거닐던 돌담길은 아직도 그대로인데 겨울바람만이 낙엽을 쓸고 가네- 2020. 11. 9.